여수에서 평양 미국·일본까지 ‘통일’이 간다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 승인 2008.02.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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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프로젝트’가 첫 삽을 뜬 지 한 달. 1조5천여 억원을 투입하는 등 야심차게 관광·레저 사업을 펼치는 통일그룹의 사업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지난 1월29일, 전남 여수시 화양지구 내 일상연수원 야외 광장에 지역 주민들을 포함해 1천4백여 명이 모였다. 통일그룹 계열사인 일상해양산업(주)의 해양관광·레저단지 착공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문선명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를 비롯해 박준영 전남도지사, 백옥인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장, 주승용·이강래 국회의원,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착공식으로 통일그룹의 ‘Y 프로젝트’(여수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일상해양산업은 1조5천여 억원을 투자해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여수시 화양면과 화정면 일대 9천9백92㎢(약 3백 2만평)에 2015년까지 8년 동안 3단계로 골프장·축구장 등 스포츠 시설과 호텔·콘도 등 숙박 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전후해 남해안 관광 지도 바꿀 기세

특히 골프장은 세계 100대 골프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일상해양수산측의 계획이다. 이 회사의 황선조 대표이사는 “여수 프로젝트는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의 선도적인 사업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성공과 지역 경제 활성화, 동서화합·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또한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 지역을 동북아 관광 허브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가 오는 2015년 완성되면 연간 4백여 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시장 규모도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일상해양산업은 오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에 맞춰 문을 열게 될 ‘오션리조트’(여수시 소호동) 공사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오션리조트에는 지상 43층, 지하 2층, 3백24실 규모의 특급 호텔과 6천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워터파크 그리고 국제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같은 통일그룹의 여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여수세계박람회를 전후해서 남해안 관광 지도가 괄목할 만큼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야심차게 관광·레저사업을 펼치고 있는 통일그룹의 사업 영역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에 재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통일그룹 계열사로 두드러지게 알려진 사업체만 20여 개. 여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일상해양산업을 비롯해 일신석재, 일화등이 있고, 언론 매체로는 세계일보와 워싱턴 타임스, UPI 통신 등을 갖고 있다. 교육 분야로는 선문대학교와 선화예고 등이 있으며, 성남일화천마축구단과 리틀엔젤스예술단, 유니버설발레단 등이 유명하다.
그런데 점차 그 사업 영역을 관광·레저 분야로 넓혀가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03년에는 통일그룹 계열사인 세계일보를 통해 용평리조트의 지분 91.5%를, 2004년에는 서울 센트럴시티의 지분을 각각 인수했다.
지난 2006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경기도 김포 일대 항공 산업단지 조성사업도 관광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외에도 수많은 사업체 거느려…대북 사업도 활발

통일그룹의 사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장일로에 있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 워싱턴 타임스와 UPI 통신뿐 아니라 브리지포트 대학을 보유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소로카바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레저형 보트 제작업에도 손을 댔고, 어업과 낚시 사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통일그룹은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아직 불모지인 유럽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통일그룹의 대북 사업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지난 1991년 12월 문선명 총재와 김일성 주석이 처음으로 면담한 이후 왕성한 대북 교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했으나, 문총재는 당시 박보희 세계일보 사장에게 지시해 평양에서 조문하게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문총재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민간 교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평화자동차 조립 생산 공장의 설립이다.
지난 1998년 1월 출범한 평화자동차총회사는 통일그룹의 평화자동차가 70%, 북한의 조선련봉총회사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영회사이다. 현재는 ‘뻐꾸기’와 ‘휘파람’이라는 브랜드로 연간 3천여 대가 시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1998년 5월 리틀엔젤스예술단이 예술 단체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 공연을 했고, 2000년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것도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8월5일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동에서 열린 세계평화센터 준공식도 눈에 띈다. 이 센터는 연면적 9천62㎡(2천7백46평)이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남측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북한에 건설한 초현대식 컨벤션센터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에 완성되었으며, 각종 국제회의와 문화·학술·종교 세미나 장소로 사용된다. 북측 이산가족의 남북 화상 상봉 장소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준공식에는 북한의 대남 사업을 담당하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전금률 통일전선부 과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 센터 인근에는 보통강 호텔과 안산관 식당이 있는데, 이들 시설 역시 통일그룹이 지분을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황선조 대표이사는 “그동안 여러 기념비적인 대북 교류 사업을 많이 해왔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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