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외국 브랜 드가 뛴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 승인 2008.03.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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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용품 시장, 점유율 1위 나이키에 미즈노 도전장…토종 프로스펙스도 2015년 1조원 매출 기대

 
스포츠용품 업계의 마케팅에서 기 싸움이 치열하다.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데다 올해는 특히 중국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등 스포츠용품 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만한 호재가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스포츠 브랜드는 올해를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또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바꾸거나 강화하는 해로 삼고 있다. 특히 과거 수입상을 통해 국내 시장에 제품만 판매해오던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들은 최근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직접 투자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방증이다.
지난 3월17일 일본 스포츠용품 업체 미즈노의 미즈노 아키토 사장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의 덕화스포츠와 손잡고 올해부터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라고 밝혔다. 한동안 골프용품만 판매해오던 미즈노는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New start, New Mizuno(새로운 시작, 새로운 미즈노)’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정했다. 국내 판매를 담당할 덕화스포츠 김창범 사장은 “올해 국내에 30개 매장을 열고 7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 또 수년 내에 국내 5대 스포츠 브랜드로 진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골프·야구·탁구·배구 용품 시장과 러닝·마라톤 용품 브랜드 선호도 1위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정했다. 이를 위해 최근 불어닥친 각종 스포츠 동호회 활성화와 골프 대중화 바람을 적절히 이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찰청 육상팀에 육상용품을 지원하는 등 각 스포츠 단체 후원도 활발히 해나갈 계획이다. 또 브랜드 홍보를 위해 TV·라디오 광고도 방송 중이다. 미즈노는 1980년대 초반 롯데그룹과 합작 법인을 세웠지만 1987년 골프용품 부문만 남기고 국내에서 철수한 적이 있다.

 
올해 국내 스포츠용품 매출 4조원 넘을 듯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포츠용품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2006년 1조9천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1천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스포츠용품 시장 규모는 2조1천억원인데, 이는 업계의 매출 규모다. 이를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3조7천억원에 달한다.
올해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 특수가 겹치면서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이 빅뱅할 것으로 본다. 업계 매출은 3조원을 넘어서고 소비자가로 환산한다면 4조원을 넘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올해 중국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아시아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살려내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 업체들의 공통적인 복안이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대하고 있어 스포츠용품 시장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는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스포츠용품 시장 성장의 디딤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용품의 시장점유율 순위는 나이키(21.6%), 아디다스(18.7%), 프로스펙스(10.6%), 휠라(9.0%), 르까프(9.0%), 아식스(8.2%), 푸마(8.1%), 케이스위스(6.1%), 스프리스(4.9%), 헤드(4.0%) 순이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패권은 나이키가 쥐고 있다. 2007년도 3분기 누적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나이키는 2천3백4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의 21.6%를 차지했다.
그러나 나이키는 절대 권력이 아니다. 아디다스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는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라고 외치며 1위 등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87년부터 조금씩 지분을 늘려가던 아디다스는 2006년 9월 지분 100%가 투자된 한국 지사(아디다스코리아)를 확보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조은현 과장은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기 위해 지분 100%의 지사를 갖추었다. 과거 수입상을 통해 일부 제품을 국내에 소개하던 때와는 다른 차원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전년 대비 성장률이다. 나이키가 2006년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22.7%에서 21.6%로 줄어드는 동안 아디다스는 16.8%에서 18.7%로 성장했다. 나이키가 전년 대비 1.5%의 매출 상승을 기록한 반면 아디다스는 19.2%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아디다스의 추격전은 유통망에서도 증명된다. 2006년 9월까지 전국에 5백13개였던 매장이 2007년 9월에는 1백24개가 늘어난 6백37개로 급증했다. 반면 나이키는 2006년 9월 5백94개에서 2007년 9월 6백91개로 97개 매장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디다스코리아 조과장은 “올해는 중국 베이징올림픽과 ‘유로2008’ 축구 경기 등 대형 스포츠 경기가 많은 해이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는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유도·역도·펜싱·테니스 협회를 후원할 계획이다. 또 축국용품에서 아디다스는 강세인데, K리그의 구단 세 곳(수원 삼성·FC서울·울산 현대)을 후원해 그 강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매출이 매년 15%씩 성장하는 만큼 매장도 늘려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려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이랜드를 통해 국내에 제품을 선보였던 푸마도 올해부터 푸마코리아라는 지사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푸마는 특히 축구용품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올해 초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천수 선수와 3년간 10억원 규모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리복코리아도 올해를 ‘브랜드 리뉴얼 강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과거의 어정쩡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오는 4월부터 ‘Your move(나의 선택)’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온·오프 라인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프로스펙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해외 브랜드에 맞선 국내 브랜드도 올해를 약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60년 역사의 국내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켜온 국제상사가 지난해 초 LS그룹에 인수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은 프로스펙스가 LS네트웍스라는 새 옷을 입고 과거의 부귀영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19일 LS네트웍스는 새로운 CI(기업이미지)와 BI(브랜드이미지) 선포식도 가졌다. 이대훈 대표이사는 선포식에서 “LS네트웍스가 LS그룹의 일원으로 그룹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네트워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대외적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LS네트웍스가 LS그룹의 지원을 받아 프로스펙스를 업계 최상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LS네트웍스는 프로야구단 LG트윈스와의 용품 계약이 사실상 체결된 상태로 디자인 시안을 작성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오는 2015년 1조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눈여겨볼 브랜드는 휠라코리아다. 휠라는 2006년 9개월 동안 8백77억원 매출에 그쳤다. 그러나 2007년에는 같은 기간에 9백80억원의 매출 신장을 이루었다. 그와 함께 업계 순위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하던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1월 휠라 지주회사인 미국의 SBI사로부터 전세계 휠라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매출이 늘어났다. 자회사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해 화제가 된 휠라코리아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내 브랜드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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