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신청서 검토 6시간 만에 승인한 유화선 파주시장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8.03.3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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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전봇대’ 뽑는 데 15개월은 너무 길다
 
전국에서 이명박 정부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지자체장을 들라면 주저 없이 유화선 파주시장을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유시장은 이화여대가 미군이 떠난 캠프에드워드에 파주캠퍼스를 짓겠다고 제출한 사업 신청서를 검토한 지 6시간 만에 승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규제의 전봇대’를 뽑아 경제를 살리겠다며 2~4년 걸리는 산업단지 인·허가 기간을 6개월로 줄이라고 엄명을 내린 것보다 한껏 앞서나간 결정이다. 통상적인 행정 절차로 보면 사업 신청에서 내부 검토, 도시관리 계획 결정, 환경·교통 등에 대한 영향 평가 등을 거쳐 사업 승인을 받기까지 15개월이 걸린다. 15개월을 6시간으로 단축시킨 것은 유시장의 혁신적인 발상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업 승인을 먼저 하고 이어지는 법적 절차를 사업 진행과 병행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이화여대는 최종 승인을 받은 뒤에나 허용되는 토지 매입에 바로 착수할 수 있게 되었다. 유시장의 결단이 빛을 발하는 것은 시간 단축 때문만은 아니다. 핵심은 시간을 단축하고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게 한 준비 과정에 있다. 철저한 준비와 검토, 확신이 없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6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오히려 그 자신에게 독화살로 돌아올 수도 있다.
파주시는 이화여대가 사업 신청서를 내기 이전부터 학교측과 실무 협의를 벌였다. 유시장은 차로 한 시간 거리 내에 캠퍼스를 짓겠다고 한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의 발언을 접하고 직접 그녀를 찾아갔다.
파주시에 명문 대학의 캠퍼스를 유치하겠다는 일념에서였다. 그 결과 2006년 10월에 파주시와 이화여대는 캠퍼스 건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실무 협의를 거치며 이견을 조정해나갔다. ‘6시간 만의 승인’은 이런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대기업 출신인 유시장은 언론사 기자, 편집국장을 거쳐 사장까지 지냈다. 지난 2004년 11월 보궐선거에서 파주시장에 당선되어 취임했다. 그는 민원 부서 공무원의 출근을 오전 8시로 앞당기고 민원 처리 과정을 간소화해 지루하고 답답한 민원 처리기간을 60% 이상이나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 결과는 파주시의 행정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졌고, 혜택은 파주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유시장의 이번 결정은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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