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안개 판세’ “서부 전선에 이상 있다”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 승인 2008.03.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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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 한나라당, 초반 기세 점차 시들…터줏대감들의 질주 두드러져

 
여야 간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최대 격전지다. 경기 51석에 인천 12석을 보태어 총 63석을 놓고 펼칠 이 지역 승부가 총선 전체 성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탄핵 역풍’에 힘입어 44석(경기 35, 인천 9)을 획득한 반면, 한나라당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7석(경기 14, 인천 3)에 그쳤다.
여야가 뒤바뀐 이번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 이상을 확보해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지역 주도권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경기(52.2%)와 인천(51.9%) 모두 절반 이상을 득표해 총선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한나라당이 대선 직후 기대했던 ‘압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및 인사 혼선으로 인한 민심 이반과 공천 갈등에서 불거진 ‘친박’(친 박근혜) 진영의 이탈이 맞물리면서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한나라당 35석·민주당 20석 목표

경기 지역에서 40석 이상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던 한나라당은 당초 기대치를 낮추어 35석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당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우세’가 ‘경합’으로, ‘경합’이 ‘열세’로 한 단계씩 내려간 지역구가 제법 있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로는 경기도당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의 수원 팔달, 여성 최초 민선 시장을 지내면서 지역을 다져온 전재희 의원의 광명 을, 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영선 의원의 고양 일산 서구, 3선의 고흥길 의원과 재선의 임태희 의원이 각각 맡고 있는 성남 분당 갑과 을 등 23곳을 꼽았다. 반면 10여 곳은 열세 지역으로, 나머지 지역은 10%포인트 내외에서 경합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은 목표치가 올라갔다. 확보할 수 있는 의석 수가 한자릿수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에서 두자릿수 진입은 물론 내친 김에 20석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 지역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공천 결과에 강력하게 반발했다가 금세 유야무야되자 ‘정치 쇼를 하느냐’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해볼 만한 지역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수원 영통 ‘최대 격전지’…민주당 386 지역구 ‘접전’

민주당은 중진 의원이 한나라당 신진 정치인을 맞상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15곳 정도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권 도전에 나섰던 천정배 의원의 안산 단원 갑,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의 의정부 갑,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한 이석현 의원의 안양 동안 갑, 민선 시장을 두 차례 지낸 원혜영 의원의 부천 오정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경합 지역은 6~10곳, 나머지 지역은 열세인 것으로 파악했다.
한나라당 공천 갈등으로 탈당한 의원들이 중심이 된 ‘친박연대’는 이 지역에 15명의 후보를 내고 의석 쌓기에 나섰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3선 이규택 의원의 이천·여주를 우세 지역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용인 수지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선교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윤건영 의원을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친박연대’의 활약 정도에 따라 대부분 양강 구도로 형성된 선거 판세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친박연대’의 영향력이 커져 보수 표가 나뉘기를 기대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실제 득표율이 높지는 않겠지만 보수층의 투표율을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친박연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비례대표 현역 의원이 지역구 도전에 나선 최순영 의원의 부천 원미 을, 심상정 의원의 고양 덕양 갑에 각각 기대를 걸고 있다. 초반에는 다른 후보들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진보’의 기치를 걸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청권 지지 기반이 강한 자유선진당도 21곳에 후보를 내고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최대 격전지로는 민주당 지역구 의원인 김진표 의원과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박찬숙 의원이 맞붙은 수원 영통이 거론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의원은 40% 내외의 지지율로 오차 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펼치고 있다.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의원은 지역 주민들에게서 관심이 높은 경제·교육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으며,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도왔던 박의원은 이대통령을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지사·김용서 수원시장과 함께 할 수 있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386 의원 지역구인 수원 권선·남양주 갑·성남 수정·시흥 갑 등에서도 두 정당 후보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수원 권선에서는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기우 의원이 여성 검사로 활약한 정미경 후보의 도전을 받아 접전을 벌이고 있고, 남양주 갑에서는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재성 의원에게 대검찰청 형사과장을 지낸 심장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성남 수정에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태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현대건설에서 일했던 신영수 후보를 맞아 대결하고 있으며, 시흥 갑에서는 ‘친노’(친 노무현) 직계인 백원우 의원과 ‘친박’ 인사인 함진규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한명숙 의원과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가 맞붙은 고양 일산 동구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결 구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한 한의원은 대표적 ‘친노’ 인사로 꼽히며,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행정실장을 지낸 백후보는 이대통령의 측근이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친박연대’ 간판으로 출마한 김형진 후보가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국제변호사인 김후보는 이 지역 당협위원장 출신으로 코미디언인 고 김형곤씨의 동생이기도 하다.

인천, 경합 지역 늘어 절반은 ‘박빙 승부’

초반 판세는 한의원이 높은 인지도를 배경으로 백후보를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의원은 기선 제압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백후보는 선거가 진행될수록 뒤쳐졌던 인지도를 만회하고 있다며 역전승을 자신하고 있다.
부천 원미 을은 ‘숙명의 라이벌’인 민주당 배기선 의원과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이 네 번째 대결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두 후보는 1996년 지역구가 생긴 이래 줄곧 맞붙어왔다. 15대에서는 이 전 의원, 16·17대에서는 배의원이 승리했다. 이번 대결에서는 이의원이 현재까지 지지율에서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8년에 대한 설욕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천에서도 경합 지역이 늘고 있다. 한나라당은 12곳 중 부평 지역과 서구·강화군 갑 등 6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보고 과반 의석은 충분히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6곳 중 경합을 펼치는 3~4곳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으며, 2곳 정도는 열세인 것으로 파악했다. 민주당은 재선의 송영길 의원 지역구인 계양 을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합 지역도 늘고 있어 4~5석에 ‘플러스 알파’를 기대했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우선 계양 갑이 거론된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비서실 차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해수 후보가 지역구 현역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을 앞서가다가 최근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을 당해 초접전이 예상된다.

 

중·동·옹진은 지난 2002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시 한나라당 공천으로 시의원에 당선되었던 민주당 한광원 의원과 간판을 맞바꾸어 대결을 펼치고 있다. 박후보가 앞서가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여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동 을은 이곳 터줏대감인 이호웅 전 의원과 이원복 의원이 다섯 번째 대결을 벌이고 있다. 각각 민주당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후보로 맞붙는다. 역대 전적은 2승 1패로 이 전 의원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있는 조전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은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고 이 전 의원의 당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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