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납치범들…
  • 이재현 기자 yjh9208@sisapress.com ()
  • 승인 2008.04.07 15: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신매매단에 유괴된 딸 행방 쫓는 전직 CIA 요원의 사투

이 혜진·우예슬 양의 죽음이 뇌리에서 잊혀지기도 전에 일산에서 한 여자 어린이가 백주 대낮에 납치될 뻔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단순 폭행 사건으로 치부했다가 언론에 보도되고 이를 본 대통령이 노발대발하자 바로 그날 6시간 만에 범인을 잡아들였다. 범죄도 유행을 따라 가는 모양이다. 부녀자와 어린이 납치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죄질이 극악무도해지고 있다. 세상이 무서워서 못살겠다는 소리도 나온다.

납치와 유괴는 영화의 단골 소재로 많은 감독들이 이를 영화화했다. 지난해 2월 개봉했던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도 자식을 유괴당한 부모의 아픔을 그린 영화다. 실제로 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팬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테이큰> 역시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의 활약을그린 영화다. 2004년 <13구역>을 발표한 피에르 모렐 감독의 두 번째 작품. 피에르 모렐 감독은 촬영감독 출신으로 <테이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니키타> <레옹>으로 유명한 뤽 베송 감독이 각본을 썼다는 것이다. 그 하나만으로도 관객의 주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은 전직 CIA 요원으로 나가 살다시피 하다 아내 레노어(팜케 얀센 분)에게 이혼을 당한다. 정년 퇴직 후 브라이언은 딸 킴(매기그레이스 분)이 보고 싶지만 이미 재가를 한 아내의 요청에 따라 딸 주변에서 서성이며 그리움을 삭인다. 17번째 생일을 맞은 딸에게 선물을 주고 쫓기듯 파티장을 빠져나온 브라이언에게 어느날 킴이 점심을 먹자는 연락을 해온다. 기쁜 마음에 약속 장소에 나간 브라이언은 엄마와 함께 나타난 딸이 방학 때 친구 아만다와 함께 파리에 놀러가겠다는 말을 듣는다. 아빠의 허락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브라이언은 반대하지만 결국 두 모녀의 협공에 못 이겨 허락하고 만다.

파리에서 사라진 딸, 96시간 안에 찾아라

그러나 킴과 아만다는 파리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잘 생긴 ‘삐끼’에게 잡힌다. 공항에서 젊고 예쁜 여자만 골라 납치하는 인신매매단의 하수인에게 걸려들었던 것. 킴은 납치되기 직전 아만다의 사촌 집에서 아빠 브라이언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가 아빠에게 준 정보는 키 1백80㎝, 달·별 문신 그리고 그들이 남긴 목소리다. 딸의 납치를 생중계로 들은 브라이언은 자신이 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납치범들의 신원을 파악한다. 여자를 납치해 사창가로 팔아넘긴다는 알바니아계 인신매매단. 남은 시간은 96시간뿐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영영 못 찾는다. 영화는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만큼 속도감이 있다. 탄탄한 구성에 편집도 완벽하고 카메라 워크도 훌륭하다. 4월9일 개봉.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