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에 도전한 ‘철인’
  • 이재현 기자 yjh9208@sisapress.com ()
  • 승인 2008.04.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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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갑옷’으로 무장한 군수산업 CEO의 평화 지키기

할 리우드 영화 산업에 이른바 ‘맨’ 시리즈가 하나 더 늘었다. <아이언 맨>이 그것이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에 이어 다섯 번째다. ‘맨’ 시리즈의 최대 장점은 사골 우려먹듯이 1탄, 2탄, 3탄으로 속편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상황을 바꾸거나 주인공을 바꾸거나 업그레이드시키면 한없이 만들어낼 수 있다. 한계 효용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슈퍼맨은 외계인이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자가 되었고, 엑스맨은 타고난 초능력자로 ‘민간인’이 아니다. 하지만 배트맨이 갑부이자 평범한 사람이면서 정의의 화신이 되는 것처럼 아이언 맨도 태생은 갑부로,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군수산업체 스타크의 최대 주주다. 그는 미군에게 무기를 납품하는 일로 억만장자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 17세의 나이로 MIT를 수석 졸업한, 머리까지 좋은 재벌이다. 머리 좋고 돈 많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색에 빠지는 일이다. 그러던 그가 신형 미사일 화력 시범을 보이려고 아프가니스탄에 간다.
가공할 위력을 선보이고 돌아가던 그 앞에 아프가니스탄 게릴라들의 습격이 이어진다. 가슴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깨어난 곳은 동굴 속. 게릴라들은 토니가 올 것을 미리 알고 그를 납치한 것이다. 그들은 토니에게 화력 시범을 보였던 미사일과 똑같은 것을 만들라고 협박한다.
원작이 만화여서 그런지 영화는 이 장면부터 만화가 된다. 토니는 게릴라들이 준 재료를 바탕으로 뭔가 만들어간다. 구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가 만든 것은 ‘갑옷’ 즉 아이언 수트(Iron Suit)다. 그는 이것을 입고 동굴을 탈출해 무사히 귀국한다. 그가 탈출하면서 본 것은 자신이 만든 무기가 무고한 양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
토니는 갑자기 휴머니스트가 된다. 군수업체를 접고 그동안 벌어들인 돈을 평화를 위해 쓰겠다고 선언한다. 그러자 아버지 때부터 스타크를 경영해온 오베디아(제프 브리지스 분)는 토니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다.

동굴에서 만든 ‘갑옷’을 업그레이드하라

토니는 이때부터 자신의 집에서 본격적으로 아이언 수트를 개발한다. 자신이 직접 나서 평화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의 비서인 페퍼(기네스 펠트로 분)는 어느 날 아이언 맨으로 변신한 토니가 불안하기만 하다. 줄거리가 너무 단순해서 <아이언 맨>은 12세 관람가 등급이 매겨졌다. 기네스 펠트로의 지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예쁘지 않아도 매력이 있는 여자가 뭔지를 보여주는 여자다. 토니의 연구실에서 보이는 슈퍼컴퓨터는 정말 탐난다. 가상이기는 하지만. 4월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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