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이 발전했나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 승인 2008.04.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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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는다. 말 그대로 장밋빛에 그치는가 하면 살림을 잘해서 ‘부자 지자체’가 되기도 한다.

우 리 동네는 지난 10년간 얼마나 발전했을까? 내가 사는 곳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 너나 할 것 없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이다. 지난 10년간 눈에 뜨일 만큼 변한 곳이 있는가 하면 강산의 변화보다 느린 곳도 있다. 점점 번화해지고 사람의 이동이 많은 곳이 생기는 반면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적막해지는 곳도 나타난다. 그처럼 내가 사는 지역의 발전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가 나왔다.
‘(사)국가지역경쟁력연구원(이하 경쟁력연구원)’은 2007년 6월~2008년 4월까지 전국 2백30개 시·군·구(제주자치도 제외)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1997~2006년) 기초자치단체의 성장 정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를 위해 전국통계연감·재정연감 등 정부 간행 통계물 5종류와 기관별 통계 자료를 종합해 분석했다. 결과는 주가지수 형식으로 나타냈다. 1997년의 모습을 100포인트(이하 p)로 잡아 2006년에 얼마만큼 발전했나를 수치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2006년 포인트가 115라면 1997년에 비해 15% 발전했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인 곳은 경기도 화성시였다. 화성시는 163p를 기록해 지난 10년간 63%의 고성장을 보였다. 15개 지표 중 사회복지시설 수, 공업용지 면적 비율, 제조업 증가율, 상수도 보급률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충북 청원군(159p)이 2위를 차지했고, 충남 아산시(148p), 충남 천안시(145p), 울산 북구(143p), 경기 안성시(142p), 경기 광주시(142p), 전북 완주군(141p)이 뒤를 이었다.

전체 평균 도시 경쟁력은 현재 114.4p…최근 성장 속도 더뎌

경쟁력연구원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국가 지역 경쟁력 평가의 56개 세부 지표 중 상관성이 높은 15개 지표를 선정해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행정·재정 및 공공 자본 부문은 △인구 1인당 공무원 수 △인구 1만명당 행정관서 수 △인구 1인당 세출액 △지방세 수입 비율 △지방세 및 세외 수입 구성비가 적용되었다. 인적자원 부문은 △경제활동인구 규모 △초중고 학생 수를 토대로 했다. 삶의 질 부문은 △공원 면적 비율△사회복지 시설 수가 쓰였고, 인프라 및 생산성 부문에서는 △상수도 보급률 △공업용지 면적비율 △제조업 증가율 △지역 고용률 △종사자 5백인 이상 사업체 수가 적용되었다. 그리고 세계화 부문에서는 △공항여객 수용 규모를 적용했는데 1시간 단위로 나누어 동일 권역은 같은 점수를 매겼다.
경쟁력연구원은 시·군·자치구를 구분해 점수를 매긴 후 표를 작성했다. 경쟁력연구원의 장효천 연구실장은 “서열화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에는 서열만 강조했지만 우리의 경우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자체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도시 경쟁력은 현재 114.4p다. 1999년에서 2001년 사이에 4.6p로 성장을 기록했고 반면 2001년에서 2003년 동안은 0.9p로 최저 성장을 기록했다.

성장률 10위권에 경기 5곳, 충청 지역 3곳 포진

전국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군(118.6p)과 시(118.2p)가 성장을 이끌었다. 상대적으로 광역시의 자치구(106.4p)는 성장 정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노무현 정부의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이 이미 발전된 광역시 자치구보다는 시·군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경기 지역과 충청 지역의 발전이 눈에 띈다. 성장률 상위 10곳 중 경기 지역의 자치단체가 5곳, 충청 지역이 3곳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하위권에는 강원 지역과 전남 지역의 자치 단체가 몰려 있다. 성장·발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시 단위의 경우 전남은 110.9p를, 강원은 111.5p를 기록해 최하위를 차지했다. 경기(125p)와 충남(124.3p)이 1, 2위를 차지했다. 군 단위의 경우도 강원이 109.2p로 최하위를 차지한 반면 전북이 의외로 128.5p를 기록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장실장은 “원래 발전 호재가 없었던 곳이지만 서해안고속도로의 파급 효과가 생기고 군산 등에 경제자유구역이 설치되는 등 여러 가지 호재가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광역시의 군 단위(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대구 달성군)를 제외한 8개 도의 군 단위를 살펴보면 경기·전북·충남·충북은 20p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강원과 전남은 15p 이하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경쟁력연구원의 이번 조사는 10년 동안 얼마나 발전했나를 따지는 것으로 절대치가 아니라 상대치를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높고 생활 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있는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광역·기초 자치단체 69개 중 송파구가 11위, 강남구가 18위, 서초구가 27위를 차지했다. 비교 시점인 1997년에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발전의 여지가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양천구(41위), 노원구(35위)도 중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반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경기도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발전의 폭이 컸다. 동탄신도시가 자리 잡은 경기 화성시는 163p로 전체 230개 중 1위를 차지했다. 공업단지가 많은 안성시(142p), 주거 단지가 급증한 광주시(142p)와 용인시(135p)도 상위권에 위치했다. 반면 기존에 이미 발전이 이루어졌던 안양시와 부천시, 광명시 등은 상대적으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발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은 충청권이다. 충청권의 경우 시와 군 모두 20p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아산시(148p),천안시(145p), 음성군(129p), 진천군(128p)을 중심으로 성장이 이루어졌다. 충남과 충북은 비슷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충남은 시 단위 위주로, 충북은 군 단위 위주로 성장률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은 공통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이 증가하고 세출액의 규모도 늘어났다. 특히 충남의 경우 공업용지 면적 비율이 늘어났는데 이는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충북의 경우 그동안 내륙의 특성으로 발전이 더뎠지만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향상되고 행복도시·혁신도시가 계획되면서 파급 효과가 나타났다. 경쟁력연구원의 장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40%이상 성장한 초고속 성장 도시 8곳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초고속 성장을 한 곳은 화성시(163p), 청원군(159p), 아산시(148p), 천안시(145p), 울산 북구(143p), 안성시(142p), 광주시(142p), 완주군(141p)이다. 시가 5곳, 군이 2곳이며 광역시 자치구가 1곳이다.

성장발전도 낮아도 비교우위 독점한 ‘엘리트 그룹’ 많아

화성시의 경우 15개 지표 중 하락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으며 성장률이 150p 이상인 지표도 15개 중 7개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초고속으로 성장한 도시에서는 공통적으로 △인구 1인당 세출액 △ 공업용지 면적 비율 △제조업 증가율 등의 상승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 완주군이다. 완주군은 실제로 1999년 1%,2001년 13%, 2003년 9%였던 경제성장률이 2005년 34%, 2006년에는 46%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상승했다. 재정 자립도도 26.8%로 상승했고 인구가 증가하고 기업이 유치되는 등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라북도의 전체 인구는 2004년 1백92만명에서 2007년 1백88만명으로 줄었지만 완주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8만3천여 명에서 8만4천여 명으로 조금 늘어났다. 특히 현대자동차, KCC 등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면서 파급효과가 극대화되었다. 다만 초고속으로 성장한 여덟 곳 중 신도시가 건설된 화성시와 광역시 자치구인 울산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곳은 학생 수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엘리트 도시 그룹의 출현도 주목해볼 만하다. 경쟁력연구원은 성장 발전도와 함께 비교 우위도를 조사했다. 시·군·자치구를 분리해 각 기초 자치단체의 순위를 매겼는데 각 시·군·구 별로 지난 몇 년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온 이른바 엘리트 그룹이 형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에서는 과천시, 창원시, 성남시, 안양시, 구미시가 죽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과천은 1999년부터 2006까지 줄곧 1위를 지켰다. 창원시는 같은 기간 동안 과천시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이들은 비록 중소 도시지만 계획도시, 혹은 신도시로 발전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군에서는 광역시에 위치한 울산의 울주군과 대구의 달성군이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엘리트 군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자치구의 경우는 서울에 집중되었다. 서울 강남구, 중구, 서초구, 종로구가 1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들 엘리트 도시 그룹의 경우 성장 발전도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지못했다. 조사 기간 내내 1위를 유지했던 과천시의 경우 116.5p를 기록했다. 오히려 서울 중구의 경우는 97.1p를 기록해 10년 전보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1997년 당시부터 부동산 가치나 사회·문화 시설, 교통 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보인 곳이기 때문에 발전 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의 책임자인 장효천 연구실장은 “그동안의 경쟁력 연구에서는 평가만을 위한 평가가 많았다. 이번 조사는 1위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기보다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채우기 위해 수행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자료를 요청한 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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