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농사 잘 지은 ‘부자 지자체’
  • 정락인·김지혜 기자 freedom@sisapress.c ()
  • 승인 2008.04.28 1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장발전도 1위 화성시, 동탄신도시 개발로 ‘상전벽해’…충북 청원, 울산 북구도 수위에 올라

 
경기 화성시 / 산업도시로 탈바꿈 성공
경기도 화성시는 땅이 넓다. 서울시의 1.4배인 8백44㎢에 달한다. 화성시는 여기에 대단위 택지를 개발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서 서해안 중심 산업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시는 향후 10년간의 성장 속도가 이전 10년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성의 대표적인 성장 발판은 동탄 신도시 개발이다. 동탄 신도시는 약 6백70만평 규모다. 2001년 12월 개발 계획을 승인받아 2004년 6월 첫 분양을 하고 2007년 1월 입주가 시작되었다. 동탄 신도시는 친환경적인 자족 도시, 국내 최초의 디지털 시범도시(U-city)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27일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가 확정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적 도시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화성시 장안1단지에는 미국의 한국3M, 네덜란드의 아토텍코리아, 싱가포르의 랍코리아, 일본의 한국타카타, 영국의 존슨멧시카탈리스트코리아 등 다양한 외국 투자 기업들이 속속 몰리고 있어 높은 지역 경제 유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화성시는 올해 각종 관광 사업과 택지 개발 사업, 도시 개발 사업,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으로 고용 창출과 균형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송산 그린시티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완성되면 연간 2조9천억원 이상의 생산과 5만8천여 명 이상의 고용 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영근 화성시장
●어떤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지역 경제력이 중요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국내 산업단지는 물론이고 외국인 기업들이 밀집한 산업단지와 동탄 신도시도 반영이 된 것 같다. 고용이 늘어났고 자연히 지역 세수도 늘었기 때문이다. 복지 시설이나 상하수도 설비에서도 우수했고 노인 특화 사업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었다.
●수도권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산업단지 조성 규모는?
화성은 일단 땅이 넓다. 개발이 안 된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세금을 낮추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화성 장안 외국인 투자 기업 단지에는 3M 등 외국계 기업이 다수 들어와 있다. 동탄에는 삼성반도체 단지와 볼보, 오토리버스, 우정읍에는 기아자동차, 남양동에는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 등 우수한 기업들이 많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뛰어나다고 보는가?
다른 도시들은 아파트뿐인 데 비해 화성은 땅이 넓고 인구도 매달 5천명이 느는 잠재력이 풍부한 지역이다. 3대 대기업 모두 있고, 신도시도 있다.
●화성시의 미래를 말한다면?
서울시는 44위 도시라고 하던데 경기도 화성시는 2025년에 세계 25대 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산업 등 대기업을 더 유치할 것이고 관광산업도 기대된다. 서울이나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깝고 중국과도 가깝다는 것이 세계화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충북 청원군 / 국내 최상의 과학단지


충청북도는 청원군을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특화 군으로 집중 육성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를 국가 BT 산업의 메카로, 오창과학산업단지를 동북아 IT 산업의 거점지역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행정중심 복합 도시와 오송 분기역 건설 확정 등이 군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는 미래 충북 지역 발전의 희망이다. 오창단지는 1992년 개발에 들어간 뒤 오창·옥산면 일대 2백85만9천평에 사업비 6천7백62억원을 들여 2002년 3월에 준공했다. 여기에는 전자·전기·정보통신 기기의 신소재, 정밀 기계, 생명공학, 의료 기기 등 기술 산업 분야의 연구 시설이 들어섰다. 청원군은 오창단지가 완공되면서 5만2천여 명의 고용 창출과 연간 3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덩달아 지역 고용률, 1인당 세출액, 지방세 수입비율 등이 급격히 높아졌다.
교통 여건은 중부고속도로 오창IC를 이용하면 수도권에서 1시간 정도, 대전에서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경부선 조치원역과 경부고속철도 경유지인 천안역이 15분 거리에 위치해 사통팔달로 불린다. 오창단지에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충북도는 오창산업단지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연구 단지와 생산 기지, 기술 인력 양성 기관 등이 함께 자리 잡은 ‘미래형 복합 기술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국가적 차원에서 조성된 국내 최초의 생명과학산업 전문 단지다. 지난 1997년 건설교통부로부터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오송단지는 충북 청원군 강외면 상청·연제·만수리 일대에 1백41만평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청원군은 총 5천여 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오송단지가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춘 국내 최상의 과학단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체 면적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51만여 평은 생산 시설로 활용하고, 13만평은 연구 시설로, 20만여 평은 학교 및 지원 시설로 각각 조성되고 있다. 나머지 16만여 평에는 1만4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지역과 상업 지역, 공공시설 용지로 이용할 계획이다.

김재욱 청원군수
●청원군의 장점은 무엇인가?
청원군은 원래 농업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산업화를 추구하면서 지역을 특화해나갔다. 또 지리적인 이점을 충분히 살린 것도 군이 성장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인근에 고속도로, 철도, 공항 등 풍부한 인프라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주요 산업단지에 국내·외 유명 기업과 각종 연구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오창산업단지와 오송생명산업단지가 군의 핵심 산업단지 아닌가?
그렇다.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1백30여 개의 첨단 산업체가 입주해 있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2010년까지 완료된다. 생명과학과 관련한 5대 국책 기관도 들어올 예정이다. 각종 세제 혜택, 교통도 편리하고 생산 공장과 연구소가 인접해 기업들이 입주를 선호한다.
청원군이 차별화되는 특징은 농촌이 발전에 짐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촌에 투자를 많이 해왔다. 전국의 친환경 농산물 34.1%가 청원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것은 농촌에 투자한 결과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센터를 지어 100% 책임지고 팔겠다는 것도 농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청원군의 정체성을 ‘도농 복합 형태의 자족 도시’라고 했다.
청원군의 북부에는 기업들이 몰려드는데 지역 특성상 남부는 기업에는 적절하지 않다. 북부의 논밭에 오창·오송 산업단지를 건설해서 절대적인 면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인당 경영하고 있는 논밭 면적은 늘어나고 있다. 농업 소득은 오히려 늘어났을 것이다. 대전, 청주, 행복도시 등의 인구를 합하면 3백만명인데 여기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의 성장 동력을 어떻게 이어나갈 생각인가?
‘첨단 청원’과 ‘푸른 청원’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 전자는 세제 혜택과 편리한 행정으로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시로 승격하려고 준비하는 것도 쏟아지는 기업의 행정 서비스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후자는 농촌을 위한 것이다. 청원군의 농업은 전국 5위 안에 든다. 친환경 기능성 농산물 생산을 가속화하고 농업벤처대학, 농업관광대학도 활성화할 것이다. 게다가 ‘도농 복합형 시’로 승격을 추진하는 등 농촌을 소외시키지 않는 것이 청원군의 특징이다.

울산 북구청 / 고품격 국제 도시로 비상


울산 북구에는 현대자동차와 8백여 기업이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 산업 수도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이유다. 든든한 기업이 버티고 있어서 성장성에서는 타 자치구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대차는 울산지역 제조업의 19.8%, 지역 수출의 25.3%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3천여 개에 이르는 중소 협력업체는 북구를 먹여살리는 또 하나의 개미 군단이다. 반면 경기 침체와 노사 분규 등이 발생하면 자치구의 성장성은 곤두박질친다. 때문에 북구청은 노사 관계 정착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내건 것이 글로벌 경제 도시에 맞는 상생의 신 노사 문화 정착이다.
울산 북구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1사 1학교 자매결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사 1학교 자매결연 사업은 지역 기업체와 공공 기관, 의료 단체, 종교 단체 등이 학교와 1 대 1 자매결연을 맺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각종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현재 북구 21개 학교와 16개 기업이 자매결연을 맺고 있으며, 북구 지역 학교 수는 모두 35개로 4월20일 현재 자매결연 체결률이 43%에 이르고 있다.
울산 북구는 올해 역점 사업으로 진장유통단지 조성, 수산물 유통물류센터 건립 등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울산은 물론 국내 동남단의 물류 거점 중추 도시로 중점 육성시키겠다는 비전이 들어 있다. 퇴직한 장년 세대의 노후 준비를 위한 ‘제3 대학’ 설립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북구 인구가 15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구 유입도 꾸준하다.
강석구 울산 북구청장은 “울산이 산업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품위 있는 국제 도시로 비상하기 위해 세계 도시화 전략을 추진하겠다. 세계적인 산업 도시로서의 위상과 함께 태화강을 생태 환경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가꾸겠다”라고 밝혔다. 울산 북구는 올해를 ‘무분규 원년’을 정착시키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울산신항을 적기에 개발하고 북구 강동권역의 종합관광휴양도시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석구 울산 북구청장
●빠른 성장의 원동력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구는 신설된 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29세인 젊은 도시다. 이전에는 농업, 수산업, 일부 산업단지들의 복합형 도시였다. 현대자동차와 중소 협력 업체들이 공존하면서 발전해왔다.
●북구가 ‘울산의 변방’에서 급성장한 것이 놀랍다.
산업 수도인 울산광역시의 성장 동력이 울산 북구다. 그 중심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지역 특화 산업인 오토벨리 사업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 공장이 들어선 외국 지방 산업단지도 대표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력을 쏟은 부문은 ‘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북구에서는 노사 문제 해결 없이는 비전도 있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노사정 구민협의회와 같이 노사는 물론이고 주민 대표, 지역 사회 대표, 여성 대표, 학계 대표 등이 포함된 협의회를 만들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점이 꾸준히 경쟁력을 높여준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자동차의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기업에만 행정과 편의가 지원된다는 불만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울산 북구의 중요 성장 동력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고의 규모 아닌가. 현대자동차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 노사 운동이나 비정규직지원센터, 클리어노사민원센터 설립 등 눈총받는 노동조합 활동 대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 근로자를 위한 구청의 노력은 많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노사 문제는 공인 노무사가 처리하도록 따로 마련된 방안도 있다. 노사 갈등 문제 해결이 북구의 미래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앞으로 북구의 비전은 무엇인가?
울산 북구가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자치구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근로자가 행복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도시를 위해서는 관광이나 문화 시설에 투자할 필요도 있다. 산과 강, 천혜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활용해 복합 해양 휴양도시로 만드는 강동권 개발 사업 등이 그 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