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때문에 엄마들 뿔났다
  • 김지혜 기자 ()
  • 승인 2008.05.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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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OP 생활협동조합 이정주 회장
 
“엄마들이 뿔났다. 아빠들도 뿔났다. 망국적 쇠고기 협상 즉각 철회하라.”
지난 4월30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머리에 빨간 뿔을 단 주부들 50여 명이 ‘한·미 쇠고기 협상을 철회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른바 ‘엄마가 뿔났다’ 시위다. 이들은 ICOOP 생협연합회 조합원들이다. 이 단체는 전국 63개 지역의 생활협동조합과 4만명의 소비자들이 만든 비영리 단체다.
이정주 회장(46)은 “매일 차리는 밥상, 급식하는 아이들, 군대에서 배식받는 아들, 직장에서 점심 먹는 남편의 건강을 생각해서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안 사고 안 먹기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회장은 이번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를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들의 생활 밀착형 시민운동’이라고 표현했다.
아줌마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광우병은 거대한 정치 논리다. 하지만 가정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엄마의 처지에서는 가족의 건강과 직결된다. 정부의 굴욕적인 쇠고기 협상에 대해 엄마들이 뿔난 것은 이 때문이다. 이회장은 “정부에서 남발하는 친환경 인증보다 민간 인증인 우리의 유통 인증 시스템이 더 확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생산지와 잔류 농약 등을 한 번 검사할 동안 20회 이상을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소비자, 엄마들의 힘이라는 것이다. 우리 농산물로 만든 베이커리,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과자와 아이스크림, 유기농 우유와 천연 버터 등 생협연합회 상품들에도 엄마들의 요구와 경험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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