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서 꿈은 이루어질까
  • 김회권 기자 ()
  • 승인 2008.05.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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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우승 기대하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안착시키는 데 공헌하면서 우리나라를 들끓게 한 다음 날인 5월1일, 첼시는 홈에서 리버풀과 준결승 2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3 대 2 첼시의 승리였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것이다.
첼시의 결승 진출을 누구보다도 기뻐한 사람은 축구팬들에게 ‘로만’으로 불리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으로 이번 결승전은 자신의 모국에서 열린다.
대표적인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로 석유 재벌이며 2백억 달러(우리 돈 20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거부로 유명하다. 러시아의 자산가 중 가장 처신을 잘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푸틴에게 굽신거렸고 일부러 시베리아 동쪽의 추코트카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러시아의 중심에서 벗어나버린 독특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첼시 구단을 인수하면서부터다. 돈을 물 쓰듯이 쓰면서 선수를 수급해 첼시는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단기간에 강팀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법. 유독 챔피언스리그만은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기회가 왔다.
그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32강전이 열리던 2월부터 첼시의 결승행을 기대하며 모스크바의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미리 전세내 예약해버렸다. 구단주의 ‘김칫국부터 마시는 행동’을 보면서 그랜트 첼시 감독은 탈락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은 결승행을 확정한 직후 “첼시가 아니라 리버풀이 결승전에 올라오면 좋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첼시와 모스크바에서 붙는다면 아브라모비치가 모든 결승전 티켓을 싹쓸이해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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