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심해 가망 없다고 생각…버섯·청국장 등 회복에 도움”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 승인 2008.05.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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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2기 극복한 박수미씨
ⓒ시사저널 박은숙
“자궁암이 참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았는데도 자궁암에 걸렸다. 그만큼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는 병이 자궁암이다.”

박수미씨(51·여·가명)는 2003년 자궁경부암 선고를 받고 무척 당황했다. 암 선고를 받기 2년 전부터 동네 산부인과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았음에도 암에 걸린 것이다. 박씨는 “언론 매체 등에서 건강할 때 정기 검진을 받아야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해서 정기적으로 동네 산부인과를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생리가 끝나도 적은 양이지만 피가 비치고 해서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 의사가 ‘진단 결과가 이상하다’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 결국 대학병원으로 옮겨 정밀 진단을 한 후 암 선고를 받았다”라고 그때 상황을 설명했다.

지인 등의 추천을 받아 당시 서울대병원 이효표 교수를 찾았다. 검진 결과 자궁경부암 초기였지만 이미 전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궁·난소·나팔관 등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이 최선책이었다. 박씨는 “암 선고를 받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다. 살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1남2녀인 자식들 가운데 막내딸이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아직 세상 물정도 모르는 어린 딸을 보니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더라도 막내딸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라도 보고 죽으면 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수술은 생각했던 것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복부를 절개해 보니 암이 예상보다 넓게 전이되어 있었다. 회복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수술한 지 11시간이 지나서야 깨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수술 후에 의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예상보다 전이가 심해 여성 생식기 전체를 들어내야 할 정도였다. 자궁경부암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단계였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 결과는 좋았다. 머리가 빠지고 어지럼증이 심해 힘들었지만 항암 치료도 게을리 하지 않고 꼬박꼬박 받았다. 수술 후 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일상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배뇨에도 이상이 없고 성생활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박씨는 “담당 의사인 이교수가 치료를 잘해준 덕분이다. 그래서 지난해 이교수가 서울대병원을 은퇴하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겼을 때 나도 이교수를 따라 병원을 옮겼다. 또 산에 가서 좋은 공기를 많이 마시라는 말에 따라 서울 아차산 옆으로 이사까지 왔다. 예전에는 남양주에 살았는데 근처에 갈만한 산이 없었다. 지금도 틈만 나면 산에 가서 좋은 공기를 마신다”라고 설명했다.

자궁암 환자들에게 박씨는 버섯을 많이 먹을 것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경동시장에 가면 다양한 버섯이 많다. 버섯을 우려낸 물을 수술 후에 약 3년 정도 수시로 마셨고 지인이 보내주는 동충하초 가루도 2년 동안 먹었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고 느꼈다. 검은콩과 청국장도 많이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편식을 하지 않고 밥을 잘 챙겨먹은 것이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중학교 졸업을 앞둔 막내딸에게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암과 싸워왔는지를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 사진 촬영만은 사양하겠다며 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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