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골문 앞까지 패기의 드리블
  •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
  • 승인 2008.06.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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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남자 하키팀, “역대 최강 전력” 평가…아시안게임 우승,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4위 등 성과

구기 종목 중 올림픽 경기는 단체 종목으로 축구, 농구, 배구, 야구, 하키, 핸드볼 등이 있고, 개인 구기 종목으로는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이 있다.
단체 구기 종목 중 대중적인 주목도가 가장 높은 축구는 엔트리가 23명이나 되고 야구의 경우도 24명이나 되어 입상을 하면 모두 메달을 받고 군역 혜택도 받지만, 메달 합계에는 한 개로 기록된다.

단체 구기에서 우리나라의 체면을 살려준 금메달은 비인기 종목에서 나왔다. 여자 핸드볼이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2연패를 한 것이다. 남자 단체구기 종목은 아직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딴 적이 없다. 88 서울올림픽 때 남자 핸드볼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 하키가 각각 은메달을 한 개씩 따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하키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오르고 있고, 여자 하키도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자 하키는 제4회 올림픽인 1908년 런던올림픽, 여자 하키는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남녀 각각 12개 팀이 올림픽 본선에 출전해서 메달을 다툰다.

독일과 대등한 경기 펼치는 등 상승세

하키는 핸드볼과 함께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유이한 구기 종목이다. 특히 남자 하키는 한국이 출전하는 모든 구기 종목을 통틀어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종목이다.

역대 올림픽 성적은 여자 하키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각각 호주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고, 남자 하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네델란드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었다. 남자 하키는 성남시청 등 실업 3팀과 상무 등 4개팀밖에 없다. 그러나 실력만큼은 세계 정상권이다.

2006년 독일에서 벌어진 월드컵 하키대회가 한국 남자 하키의 현주소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당시 한 독일 언론은 한국과 독일이 대등한 경기를 벌이는 것을 보고 3백80명이 45만명과 대결해서 대등한 경기를 하는 기적 같은 경기라고 보도했다. 한국 선수들은 총알같이 빨랐다. 여기서 3백80명은 한국의 대학·실업 하키 선수들이고, 45만명은 독일의 성인하키 선수들의 등록 숫자였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한국의 남자 하키가 최근 부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남자팀은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유롭게 베이징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것도 그렇고, 2007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4위를 차지하며, 세계 랭킹 5위에 오르는 등 여러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챔피언스트로피는 세계 6강만이 출전하는 수준 높은 대회였지만 한국은 이 대회에서 세계 최강 호주와 네덜란드를 연파하며 베이징올림픽 메달 획득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더구나 챔피언스트로피 때는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들인 윤성훈, 유효식, 강성정 등 부상 선수가 많아 전력이 약화된 상태였다.

남자 국가대표 조성준 감독은 “그동안의 스파르타식 훈련에서 벗어나 선수들이 직접 훈련 강도와 프로그램은 물론 음식 조절까지 짜도록 자율 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를 즐기면서 하니까 단합도 잘되고 창의적인 플레이도 나온다. 나는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만 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조성준 감독은 이례적으로 고등학교(대원고) 하키 팀 감독이다. 국민대학교에서 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등 학구적인 자세와 뛰어난 지도력 때문에 고등학교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발탁되었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에 벨기에, 독일, 스페인, 뉴질랜드, 중국과 한 조에 속해 있는데, 6팀이 리그전을 벌여 1, 2위 두 팀이 다른 조 2위까지와 크로스 토너먼트로 메달을 다툰다.

6회 연속 진출한 여자 하키도 메달 노려

여자 하키 대표팀은 지난 5월5일 캐나다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5 대 0으로 완파하고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우리(9위)와 상대했던 국가들이 아일랜드(14위), 이탈리아(23위), 말레이시아(24위) 우루과이(27위) 등 수준이 떨어지는 나라들이었지만 결승전에서 만난 이탈리아는 유럽의 강호 가운데 한 팀이었다.

한국 여자 하키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6회년 연속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하키 대표팀은 한국의 김창백 감독이 이끄는 중국(5위)과 세계 랭킹 1위부터 4위에 올라 있는 네델란드, 아르헨티나, 독일, 호주가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한국 국가대표 감독 출신의 김창백 감독을 영입해서 4년 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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