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피쉬 열혈 팬’ 덕분에 부모님도 TV 나온다
  • 김 지 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8.06.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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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돌이’ 캐릭터를 만든 개그맨 양상국씨

개그맨의 모습은 TV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요즘 KBS <개그콘서트>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독특한 ‘빠돌이’ 캐릭터를 만든 양상국씨(26)도 그랬다. 노란 풍선을 들고 가수를 향해 목청이 터져라 ‘닥터피쉬 사랑해요’를 외치던 철없고 안쓰러운 양상국은 없었다. 산만하고 방방 뜰 것이라는 선입견도 여지없이 깨졌다. 그는 경남 김해 진영에서 혼자 올라온 시골뜨기다. 밤새 아이템을 고민하고, 연습하고, 다음 코너를 준비하며 진지하게 세상을 사는 젊은이이기도 하다. 간혹 “오늘 부모님이 <아침마당>에 출연하러 서울에 올라오신다. 지방 출신 연예인이 약간 뜬다 싶으면 이런 프로 하는 것 아닌가?”라고 농담조의 말을 건넬 때에는 신인다운 풋풋함과 유쾌함이 보였고, ‘아이디어는 같이 코너를 하는 김종훈 선배가 냈는데 나 혼자 떠서 미안하다’라고 말할 때는 신인답지 않은 배려심이 보였다.

그가 출연하는 ‘닥터피쉬’ 코너는 마니아가 생길 만큼 성공했다. 빈 객석 앞에서 수퍼 스타인 것처럼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락 그룹, 한 명뿐인 팬을 막아서는 경호원, 이들 속에서 열광하며 ‘붐치기 붐치기 차차차 우라우라우라 예~’를 외치는 양상국의 어이없는 상황극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그는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연예인에 열광하는 여학생들의 정서가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이제 남 같지가 않고 이해가 된다”라면서 웃었다.

그는 유재석이나 강호동 같은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미래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내가 나를 안다. 토크쇼는 잘할 것 같지 않다. 박명수 선배와 같이 치고 빠지는 캐릭터라면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꿈꾸었던 개그맨이 현실이 되었고 점점 커졌다. 평생 직업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장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이다. 실패가 두렵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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