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을 얼마나 절제하느냐가 수술의 관건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8.06.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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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거하면 합병증으로 고생…방사선 동위원소 캡슐 먹는 치료법도

갑상선암 조기진단을 위해 한 환자가 초음파검사를 받고 있다.
갑상선암은 항암제 같은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선의 치료법은 암세포와 함께 갑상선을 제거하는 절제술이다. 그런데 절제 수술을 할 때 갑상선을 얼마나 떼어낼지를 두고 의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완치를 위해 모두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만큼 합병증의 발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암이 갑상선 전체와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경우라면 갑상선을 모두 제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암이 일부에만 있고 전이되지 않은 경우라면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일부만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갑상선 제거에 따른 합병증으로는 갑상선 호르몬 부족, 출혈, 목소리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호르몬이 부족하면 체온에 이상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암 재발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갑상선을 모두 제거한 후에는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결국 갑상선을 모두 떼어내면 환자가 완치가 되어도 호르몬 부족으로 또 다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지경에 놓이게 된다.

갑상선암은 흔히 여성에게 발생한다. 수술 후 목 부위에 수술 자국이 생기는 만큼 미용에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여성 환자들이 많다. 보통 짧게는 1~2cm에서 길게는 5~6cm 정도의 수술 자국이 생긴다. 암의 크기가 크거나 광범위한 임파선 절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자국이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 3~4개월 지나면 목의 주름에 수술 자국이 숨겨져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 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최근에는 가슴이나 겨드랑이를 통한 내시경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수술을 받은 후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출혈은 수술 당일 생겨 수술 직후 목이 부으면 지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대 신경이 손상되어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재발 위험성이 매우 낮다. 그럼에도 20% 정도는 재발한다. 갑상선암은 1기, 2기라는 병기가 따로 없다. 대신 재발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를 따진다. 재발 가능성은 환자의 나이, 종양의 크기, 침범 정도, 전이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판단한다.


항암제는 부작용 심해 안 써

재발 가능성이 큰 경우로 판단되면 방사선 동위원소로 치료한다. 방사선 동위원소가 함유된 액체나 캡슐을 경구로 투약한다. 이 약물은 혈액을 따라 암세포에 흡수되어 암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이때 환자의 몸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2~3일 격리해서 치료한다.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받을 경우 1년 이내 임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가 여의치 않으면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갑상선이나 전이된 부위에 조사하는 외부 방사선 치료를 한다. 대부분 많이 진행된 암을 국소적으로 치료하거나 전이된 부위의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법이다.

갑상선암은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사선은 인위적으로 피할 수 있지만 유전자 변이는 예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유전자 이상을 치료하는 약제가 개발되고 있다. 아직 임상 실험에서 안정성이 완벽하게 확인되지 않아 사용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방사선 동위원소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항암제를 잘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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