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준 친구들입니다”
  • 김 지 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8.06.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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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용사 사진전 연 사진작가 이병용씨
ⓒ시사저널 박은숙

서울 종로 인사동 ‘갤러리 토포 하우스’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에디오피아 장병들과 그 유족들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작가 이병용씨(50)가 앞으로 10년 동안 펼칠 ‘한국전쟁 참전용사 사진전 프로젝트’의 첫 이벤트다. 이씨는 이번 행사를 위해 에디오피아에 가서 열흘간 치밀한 사전 답사를 했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때에는 50일간 참전 용사와 그들의 가족이 모여 사는 ‘코리아 빌리지’에 머무르면서 작업했다. 이씨는 “그들은 마치 한국이 자신들을 다시 찾아준 것처럼 반가워했다”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에디오피아 코리안 빌리지 사람들은 아직도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당시 군복을 보관하고 있고, 참전한 남편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걸어두고 있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노숙자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무공훈장을 자랑스럽게 내보인 적도 있었다. 이씨는 “마을 사람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이유로 공산주의 정권에게 탄압을 받았다. 이들이 한 번이라도 편하게 살았으면 마음이 덜 불편할 텐데, 우리는 이들을 너무 쉽게 잊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전시회를 찾아오는 분들이 그냥 어려울 때 우리를 도와준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터키 참전 용사를 대상으로 한 작업은 마무리 단계이고, 2017년까지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미국 등에 남아 있는 참전 용사들을 찾아가 사진 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는 2010년에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유엔본부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며 유엔 창립 70주년인 2015년 프로젝트를 완료할 생각이다. 이번 사진전은 7월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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