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실세’로 다시 서는 날은?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8.07.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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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시사저널 임영무


“박근혜 전 대표가 우리 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정치적 실세를 눈감고 지나갈 수 있나.”

7월3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의 새로운 선장이 된 박희태 대표는 평소 이렇게 말해왔다. 현 정권은 ‘이명박-박근혜 공동 정권’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이날 박대표가 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오누이처럼 손을 잡고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 당내 화합의 이상적인 모습이다”라고 말한 것도 맥락이 같다.

‘박희태 대표’가 등장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강재섭 전 대표와 달리 박대표는 박 전 대표와 특별히 척 진 일도 없고 척 질 일도 없다. 이 때문에 향후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인사들의 복당 문제 등이 수월하게 풀려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박 전 대표의 보폭도 과거보다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원내대표나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그녀와 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하지만 당분간 박 전 대표가 두드러진 활동을 펼칠 것 같지는 않다. 주류 중심으로 짜인 판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박희태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목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청 일체화 과정이 확인된 전당대회를 통해 계파 갈등이 해소된 것이 아니고 비주류의 위치가 분명해진 만큼 필요하다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전당대회장에서 “지금 국민이 너무 어렵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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