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비켜” 하이브리드 차 ‘발진’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8.07.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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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저공해ᆞ고효율 검증 끝내고 상용화 ‘눈앞’…내년 7월부터 아반떼 모델 앞세워 ‘양산’

▲ 소나타 LPI 하이브리드 커팅 모델. 아반떼 하이브리드. LPG 엔진을 장착한 기아 카렌스(왼쪽부터)

치솟는 유가 압력에서 벗어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차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차가 나온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당분간 상용화가 어렵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래도 비교적 이른 시간 내에 탄소에너지 차량을 대체할 모델로 하이브리드 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혼합’이라는 의미.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과 전기자동차의 장점을 조합해 저공해에다 연비 향상의 효과를 살린 절충형 구조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차량을 구동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차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995년 서울모터쇼에 FGV1이라는 전기차 콘셉트 카를 선보인 현대차는 1999년 아반떼 하이브리드, 2000년에 베르나 하이브리드 차종을 선보였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가 거리에서 운행한 것은 지난 2004년 10월 현대측이 클릭 하이브리드차 50대를 환경부에 납품하면서부터다. 현대차는 당시 클릭 개발에 대당 2억원 정도가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릭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8km/ℓ로 기존 가솔린 차량(12.1km/ℓ)에 비해 50% 정도 높게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후 2005년 신형 베르나와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차량 3백50대를 정부에 공급하는 등 2007년까지 총 2천8백여 대의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급했다. 이 중 베르나 하이브리드 차는 연비가 18.9km/ℓ이며, 배기량 1천4백cc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모델보다 연료비 60% 줄여

베르나와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차의 가격은 2천8백만원 정도로 중형차급 수준이다. 공공 기관이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를 구매할 때 환경부가 대당 1천4백만원을 지원해준다.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1천4백만원으로 동급의 휘발유 차량 최고급 모델 가격과 비슷하다.

내년 7월부터는 국산 하이브리드 차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일반인들도 하이브리드 차를 살 수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첫 양산형 시판 모델로 내놓을 하이브리드 차종은 아반떼다. 현대차는 LPG를 연료로 쓰는 아반떼를 내놓아 가솔린을 쓰는 경쟁차 모델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는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차체에 LPG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것이다. 기존 아반떼보다 연료를 20% 정도 절약할수 있는 데다, 휘발유의 절반 가격인 LPG를 사용해 연료비 부담을 아반떼 휘발유 모델보다 60%가량 줄일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정부가 친환경차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제공하는 보조금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아반떼의 예상 가격은 2천만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하이브리드 아반떼가 출시되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국산차와 일본차 간 치열한 판촉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리드 차종에서 선두 업체로 자리 잡고 있는 혼다와 도요타가 국내에 2천만원대의 하이브리드 차를 선보인다. 혼다는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1339cc, 3천3백90만원)보다 좀더 작은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23.2km/ℓ이고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연비는 29.6km/ℓ다. 북미 시장에서 2천5백만~3천만원대에 팔리는 프리우스는 내년 하반기에 국내에 들어온다.

핵심 부품 국산화로 경쟁력 높여 일본 도요타ᆞ혼다와 ‘맞장’ 별러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차의 선두 주자인 도요타와 혼다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지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큰 관심거리다.

현대차는 2010년께 북미에 하이브리드 차를 수출할 예정이다. 북미 수출형 하이브리드 차는 도요타나 혼다와는 다른 방식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더 단순하고 원가도 대폭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현대차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그룹은 현재 일본 업체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국내 관련 부품업체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전기모터, 인버터(직류·교류 변환장치)를 내년까지는 국산화해 원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 배터리로 각광받는 리튬 계열 2차전지 개발에 LG화학, 삼성SDI, SK 등이 뛰어들어 국산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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