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레논의 친필 가사’ 경매 부쳐 돈방석에 앉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07.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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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에 존 레논 만난 비틀스 팬 게일 르나드 씨
ⓒAP연합

1969년 당시 열여섯 살의 게일 르나드 씨는 비틀스의 멤버 존 레논의 팬이었다. 그녀는 존 레논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의 ‘더 퀸 엘리자베스’ 호텔 스위트룸 앞에 섰다. 당시 레논은 아내인 오노 요코와 함께 ‘베드 인(bed-in)’ 중이었다. ‘베드 인’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레논이 8일간을 침대에서만 보낸 반전 운동으로 당시에는 세계적인 화젯거리였다.

르나드 씨는 교내 잡지에 레논의 인터뷰를 게재하기 위해서 삼엄한 경비를 뚫고 접근했다. 그리고 레논과 만나는 데 성공한다. 그녀는 1주일을 그곳에 머무르면서 레논 부부와 친구가 되었다. 레논은 르나드 씨에게 흰 종이에 노랫말을 적어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 종이가 언젠가 가치 있게 될 것이다.”

레논이 르나드 씨에게 건네준 노랫말은 <Give Peace A Chance>라는 곡으로 탄생했다. 이 곡은 ‘베드 인’의 마지막 날에 레코딩되었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인 앨렌 긴즈버그, 전 하버드 대학 교수로 사이키델릭 문화의 선구자인 티모시 리어리 씨 등도 작업을 함께 했다. 이 노래는 비틀스 멤버의 첫 솔로곡이었으며 반전운동을 대표하는 곡으로 널리 불렸다.

7월10일은 비틀스가 미국 콘서트를 마치고 영국으로 개선한 기념일이다. 비틀스의 고향 리버풀에서 제1회 ‘비틀스데이’가 개최된 날이기도 하다. 이 친필 가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했다. 레논이 건네준 하얀 필사본 종이는 무려 35만 파운드(6억9천만원)에 낙찰되었다. 애초 전문가들은 20만 파운드(4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결국, 레논의 장담대로 이 종이는 ‘가치 있는 종이’가 되었다. 그리고 레논의 말을 믿었던 어린 소녀는 40년이 지나 거액의 낙찰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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