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 정중앙 뚫는 ‘여왕’의 활시위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8.07.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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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한국 독주 막자는 듯 규칙 또 바꿔…20여 년 지켜낸 여자 양궁 ‘골든탑’ 사수할지 주목
ⓒ시사저널 임영무
만약 양궁이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한국 스포츠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양궁에서 딴 메달을 뺐더니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모두 종합 메달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양궁에 출전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금메달 14개 등 메달 25개를 획득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양궁에서 최소한 3개의 금메달을 따줄 것으로 기대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2대회 연속 종합 10위 이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여자 양궁 올림픽 금메달은 한국의 독차지였다. 반면 남자는 세 차례의 단체전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한 번도 따지 못했다. 여자 양궁의 기세를 남자 양궁팀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궁 규칙은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꾸준히 규칙을 개정해 오고 있는데,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규칙이 ‘또’ 바뀌었다.

중국, 홈그라운드 이점 앞세워 강력 ‘대시’할 듯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전에서는 8강까지 18발(180점 만점)을 쏘고 4강과 결승전만 12발씩 쏘던 것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처음부터 12발 승부(120점 만점)로 단일화했다. 또한 개인전 1발 발사 시간 제한도 40초에서 30초로 주는 등 사실상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독주를 막자’는 뜻에서 규칙이바뀐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딴 데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금메달 목표를 내걸었다. 여자부 박성현(25·전북도청), 윤옥희(23·예천군청), 주현정(26·현대모비스)과 남자부 임동현(22·한국체대), 이창환(26·현대모비스), 박경모(33·인천 계양구청) 등 6명이 수개월 동안 피말리는 선발전을 거친 끝에 국가대표로 뽑혔다.

양궁의 최대 변수는 홈팀 텃세다. 중국 여자 양궁단체전은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에 불과 1점 차로 패해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베이징올림픽 종합 1위를 노리는 중국이 홈그라운드 이점을 앞세워 강력하게 대시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남자 단체전도 올해 양궁 2, 3차 월드컵에서 터키와 독일에 걸려 16강 탈락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 대만, 이탈리아 등도 언제든 결승 진출이 가능한 팀으로 남자 양궁계는 여자 양궁과는 달리 군웅할거(郡雄割據)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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