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통령’ 누른 ‘욘사마 열풍’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08.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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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배용준, 서태지 제치고 1위 차지…활동 없는 비는 3위로 내려앉아

쥐띠해라서일까. 영향력 있는 연예계 스타 10위권에 1972년생 쥐띠 스타들이 4명이나 포진해 있다.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선 배용준을 비롯해 2위의 서태지, 5위의 유재석, 10위의 장동건이 동갑내기 주인공들이다.

지난해에는 1, 2위를 차지한 비와 배용준이 각각 20%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 3위인 안성기(7.9%)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1위에서 5위까지 15% 전후의 비슷한 지지를 얻으며 독주 체제를 마감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 영향력 1위를 차지한 배우 배용준. ⓒ뉴시스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 1위는 한류의 대표 주자인 배용준(16.6%)이 차지했다. 그는 <겨울연가> 이후 뚜렷한 성공작이 없었음에도 매년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에 종영한 <태왕사신기>가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 이번 조사에 반영된 듯하다. 지난 4월부터 NHK를 통해 재방영되고 있는 <태왕사신기>가 호평을 받으며 올해에도 욘사마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배용준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지난 6월, 일본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진출해 기념품과 서적, 출판물, DVD, CD 판매에 나섰다.

오는 9월에는 배용준이 직접 배추김치 사업에 뛰어든다. 거기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신의 물방울>에 출연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시도들이 배용준의 말대로 한류를 넘어 아시아 여러 나라와 쌍방향 교류를 하는 ‘아시아류’로 도약하는 기폭제가 될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8집 싱글 앨범 <MOAI>로 4년6개월 만에 컴백한 서태지(15.2%)가 2위를 차지했다. 2004년, 7집 활동을 마감한 이후 단 한 번도 순위에 오르지 않았던 그가 단숨에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선주문으로 앨범 10만장을 매진시키며 ‘문화 대통령’다운 면모를 보여준 결과일 것이다. 15만장(8월15일 기준) 앨범 판매를 돌파하며 대박을 향해 순항 중이다.

▲ 서태지(왼쪽)는 컴백과 함께 2위를 차지했고, 강호동(오른쪽)은 10위권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연합뉴스

서태지는 지난 8월15일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의 약자) 콘서트>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말쯤 전국 투어를 실시한 뒤 2009년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방송에도 출연하겠다고 밝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효리, 지난해보다 지목률 두 배 오르며 4위

지난해 1위에 올랐던 비(14.9%)는 3위로 떨어졌다. 비는 지난 7월14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적인 10인의 셀레브리티(celebrity:최고의 유명인이나 명사를 일컫는 말)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음에도 1년간 국내 활동이 전혀 없어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베를린에서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새신> 촬영을 마치고 지난 7월에 귀국한 비는 10월에 5집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한다. 영화는 내년 3월에 개봉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효리(14.1%)가 4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동일해도 지지도는 지난해(6.3%)보다 두 배 넘게 올랐다. 3집 앨범 <잇츠 효리쉬(It’s Hyorish)>로 지난 7월에 컴백한 데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패밀리가 떴다>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효리 신드롬을 일으키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이후 2004년에는 8위, 2005년에는 15위로 순위권을 벗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2집 앨범을 발매하며 5위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MC 또는 게스트로 브라운관에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결과다. 이효리는 10위권 내 유일한 여자 연예인이다.

‘안티 없는 연예인’으로 유명한 유재석(13.0%)은 5위를 기록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이효리와 국민 남매로 호흡을 맞추더니 순위도 1위 차이로 붙어 있어 눈길을 끈다.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영되기 시작한 해인 2006년 처음으로 공동 10위로 순위권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지지도가 오르고 있다. 유재석의 1인자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MC 강호동(10.0%)이 6위를 차지했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KBS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이 30%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강호동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유재석과 대적할 유일한 MC로 거론되며 현재 3개 프로그램에서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다.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라 최근 워크원더스와 3년 전속 계약을 맺으며 2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워크원더스는 유재석이 소속되어 있는 DY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유재석을 비롯해 신동엽, 김용만 등 국내 톱 MC들을 보유하고 있다. 인지도를 한껏 높인 강호동은 10위권에 새로 진입한 유일한 연예인이기도 하다.

‘영원한 오빠’ 조용필(6.9%)이 7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10위에서 소폭 상승했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조용필은 지난 5월24일, 서울에서 기념 콘서트 <더 히스토리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방 공연을 이어나가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8월19일에는 뉴욕 맨해튼에서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영향력 설문조사의 단골 멤버인 최불암(6.2%)은 3년째 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아버지’를 대표하는 그는 뚜렷한 작품 활동이 없어도 늘 순위권에 있을 정도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는 꽁지머리를 하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SBS <식객>에 출연해 연기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수년째 상위권을 지켜왔던 안성기(5.4%)는 9위로 내려앉았다. 2006년에는 <라디오스타>의 개봉으로 1위를 차지했고, 2007년에는 <화려한 휴가>의 흥행으로 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었기 때문인 듯하다. SK텔레콤 CF에서 ‘되고송’으로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한 장동건(4.9%)이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위(5.8%)에서 5계단이나 떨어졌지만 지지율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이 될 영화 <런드리 워리어>가 올해 말 개봉될 예정이다.

이 밖에 뉴욕타임스에 독도 전면 광고를 싣는 데 앞장선 김장훈(4.5%)이 1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12위, 13위는 박진영, 송강호가 차지했다. <tell me>에 이어 <so hot>으로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던 원더걸스는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이순재, 김혜자, 나훈아, 유인촌, 김태희, 이수만이 지지를 받았다(순위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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