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서 금메달 딸 때처럼 ‘금빛 당선’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8.08.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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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태권 영웅’ 문대성 선수
ⓒ뉴시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씨(32·동아대 교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었다. 쟁쟁한 후보자 29명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금빛 당선’이었다. 케냐의 마라톤스타 폴 터갓, 호주 수영의 영웅 그랜트 해켓, 주최국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거둔 쾌거라 더욱 돋보인다.

문대성씨의 IOC 선수위원 선출은 개인의 영광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한때 세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면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2005년 김운용 전 대한체육회장에 이어 2007년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위원직을 사퇴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만 홀로 남은 상태였다.

이제 문대성씨가 당당히 IOC 선수위원에 오르면서 한국은 두 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되어 다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나갈 전기를 마련했다. 임기 8년의 선수위원은 IOC 선수분과위원회에 소속되지만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권 등 모든 권한이 일반 IOC 위원과 똑같다. 이에 따라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 유치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종목 퇴출설이 나도는 태권도의 위상 재정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대성씨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의 첫 IOC 선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또한, 외부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밀어붙여 일구어낸 결과여서 더욱 대견스럽다. 새벽녘부터 태권도복을 입은 채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청했던 문대성씨는 ‘미친 놈’ 취급까지 받았지만 포기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 이러한 도전 정신이 그를 한국의 스포츠 외교를 책임질 젊은 지도자로 키워낸 것이다. 제2, 제3의 ‘문대성’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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