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중 실세’는 박근혜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8.09.0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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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정몽준 2위, ‘형님’ 이상득 의원은 3위
▲ 8월3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ᆞ중진의원 연석회의 . 국민은 이들 다섯 명을 실세 1~5위로 꼽았다. ⓒ뉴시스

국민은 이명박 정권의 최고 실세를 누구라고 보고 있을까. ‘박근혜 바람’은 여기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조사 대상자의 20.5%가 ‘박근혜’라고 답했다. 2위를 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을 네 배 가까이 따돌린 압도적인 수치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일정한 대척점에 서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그녀의 대중적인 힘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실세’ 개념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박 전 대표가 현 정권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다. 특히 20대, 대전·충청 지역에서 박 전 대표를 많이 꼽았다.

국회보건복지위원이 된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친박근혜’ 인사가 아닌 국회의원들로부터 요청이 올 경우에도 거절하지 않고, 조용하게 만나는 횟수를 늘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 지역의 한 언론인은 “특히 영남권 의원들의 경우 향후 선거를 의식해 박 전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내년 봄부터 움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권 내에서 박 전 대표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커져가는 흐름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 7위에 올라

5.4%를 얻어 3위를 한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은 ‘형님의 힘’을 공인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2위를 한 정몽준 최고위원(5.8%)이나 4위를 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4.4%), 5위를 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3.8%) 등과 달리 이의원은 별다른 당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0.4% 차로 3위에 올랐다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에서 국민이 사실상 그를 최고 실세로 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의원은 여권 내 거중 조정 역할을 자임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위를 한 한승수 국무총리(3.8%)에 이어 7위에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정치대학원에 객원교수 자격으로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3.2%)이 꼽혔다. 이 전 의원은 지난 9월2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통일 이후의 한반도 미래에 대해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그동안의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현안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그는 올 연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이밖에 야권의 사퇴 공세에 시달리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2.4%)과 오세훈 서울시장(1.8%),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1.6%)가 국민이 뽑은 실세 10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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