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약발’ 한 달도 못 가나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09.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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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후보 지명 후 지지율 급상승했던 매케인 후보, 윌스트리트 충격 이후 다시 하락세
▲ 미국 공화당 매케인 대통령 후보(왼쪽)가 9월9일 오하이오 주의 한 유세장에서 페일린 부부와 함께 연단에 서 있다. ⓒEPA

지난 9월9일 미국 오하이오 주의 한 유세장에 세라 페일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나타났다. “미국의 정치는 개혁이 필요하다. 정당을 넘어 미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개혁에 임할 것이다”라고 호소하는 페일린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개혁’이라는 키워드는 오바마의 것이었지만 여성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면서 공화당도 ‘개혁’을 선거전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낙태 반대, 총기 찬성’을 주장하는 그녀의 보수성이 개혁과 어울리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로이터는 “페일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워싱턴의 정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며 유세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세라 페일린이 지난 9월3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면서 미국 대선의 양상이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다. 미스 알래스카 준우승자 출신의 현직 알래스카 주지사, 알래스카 원주민 출신과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이루어진 결혼 그리고 다섯 명의 자녀를 가진 ‘하키맘’으로 그녀의 인생은 표현된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매케인-페일린 조합의 지지도 상승이다. ‘컨벤션 효과’, 즉 전당대회 효과로만 치부하기에는 그 강도도 세고 지속 기간도 길다. 언론에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이자 공화당의 첫 여성 부통령후보인 ‘페일린 효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주는 ‘폴링리포트’를 살펴보면 지지율 변화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9월1~4일) 이전까지는 오바마가 매케인을 4~8% 차이로 따돌리고 있었지만, 9월6일에 매케인은 48%를 얻어 45%에 그친 오바마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는 이후에도 이어져 9월15일까지 매케인의 지지율은 오바마의 지지율보다 2~5% 정도 앞섰다.

미국 정가에서는 페일린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2000년 부시 대통령이 딕 체니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을 때와는 전략적으로 다른 선택을 했다. 당시 부시가 체니를 선택했던 이유는 워싱턴 경험 때문이었다. 34세에 백악관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하원의원(6선)과 하원 원내총무 등을 두루 거친 체니는 변방에만 머물렀던 부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즉, 선거전보다는 당선 이후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당시 부시의 지지율은 앨 고어 민주당 후보보다 15% 정도 앞섰고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가능했다.


립스틱 논쟁 구경만 하니 오바마 속을 태우는 구려
힐러리 클린턴은 뭐하나

 

미국인들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 간 립스틱 논쟁으로 흥미진진한 2주를 보냈다. 페일린은 ‘백악관에 도전하는 보통 엄마’를 내세우며 학부모로서의 자신의 지나간 삶을 유세장에서 강조했다. “하키맘과 핏불의 차이는 립스틱을 발랐는지 아닌지의 차이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키맘은 하키 선수를 둔 미국 어머니를 가리킨다.

페일린의 립스틱 비유는 자녀의 하키 활동을 돕기 위해 사납고 억센 개 ‘핏불’만큼 거세게 뛰어다니는 ‘보통 엄마’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미국 일반 학부모들의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오바마는 이런 페일린을 가리켜 “돼지에 립스틱을 바른다고 해도 돼지 아니냐”라며 그녀의 등장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발언으로 오바마는 역풍을 맞았다. 한 여성 칼럼니스트는 여자에 둘러싸인 오바마의 가족 상황을 들어 비판했다. 일찍이 케냐 출신 유학생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아 어머니 아래서 자라고, 강인한 아내 미셀과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는 오바마는 여자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바마측은 공화당의 립스틱 공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판세를 뒤집을 계기를 엿보았다. 때마침 월스트리트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이 페일린에 대해 한마디도 비판하지 않는 것에는 못마땅해하고 있다. 클린턴은 내심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의 패배를 기원할지도 모른다. 오바마가 승리할 경우 2012년 선거에서 그녀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 반면 오바마가 이번에 패배할 경우 2012년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떼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FOTF의 제임스 돕슨 회장(위)은 페일린을 공개 지지했다. ⓒEPA

‘바람몰이용’ 페일린의 정치 경력은 알래스카에만 머물러

반면, 페일린은 선거전을 위한 바람몰이용 성격이 강하다. 페일린의 정치 경력은 알래스카에만 머물러 있다. 전국적인 경력은 없다. 매케인측이 노린 것은 페일린이 가진 다른 점이다. 여성이고 보수파의 논리에 충실하며, 게다가 젊다. 페일린의 부통령 후보 지명은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공화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독교 복음파의 조직표가 필요하다. 복음파가 매케인을 조직적으로 지지한다면 오바마와 박빙 싸움이 가능하다. 복음파의 조직표는 전 미국에 걸쳐 약 2천5백만 표로 추산되는데, 바로 직전 선거였던 2004년도 대선에서는 약 2천만 표 정도가 부시 대통령에게 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 득표 수 5천9백45만 표의 33%에 달한다.

이번에도 매케인에게 그 표가 돌아갈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매케인은 공화당 내에서도 온건한 부류에 속한다. 특히 공화당 강경 보수 세력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낙태 반대’에 대해서 근친상간이나 강간, 혹은 산모의 생명이 위독할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하는 등 개혁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게는 자신들의 표를 갉아 먹을 만큼 강한 후보이지만 공화당의 골수 지지자들은 못마땅했을 수밖에 없다.

페일린의 등장은 매케인의 약점을 메워준다. 임신 중에 뱃속의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중절수술을 거부했을 정도로 그녀는 복음파의 주장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결정되자 포커스온더패밀리(FOTF)의 제임스 돕슨 회장은 성명을 통해 “생명과 가족 존중의 가치를 삶을 통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매케인 진영은 페일린의 가세로 느슨했던 복음파 지지자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매케인 진영은 보수의 기초표를 튼실히 하면서 무당파와 민주당의 일부 표를 잠식해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무명의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은 보수와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여성표를 노린 포석이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9일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백인 여성의 지지율에서 매케인이 53%를 얻어 오바마의 42%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의 조사에서는 매케인이 42%를 얻어 50%를 얻은 오바마에게 뒤진 상태였다.

▲ 미국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후보(왼쪽)와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유세 도중 웃고 있다. ⓒAP연합

‘페일린 효과’가 아무리 강해도 대선은 앞으로 7주나 남았다. 게다가 미국의 언론은 정치 신인에게 그다지 따뜻하지 못하다. 워싱턴 경험이 없는 변방의 주지사에게 미국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검증에들어갈 차례가 왔다. 이미 과거의 발언과 행동, 공직에서 했던 업적, 가족 관계 등이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페일린이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디어들은 내가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나의 부통령 자질을 의심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을 정도이다.

하지만 부통령으로 홀로 설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언론들의 물음표는 계속되고 있다. 페일린은 올해 72세인 매케인 후보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페일린의 말 한마디가 문제가 되거나 미숙하게 들릴 경우 매케인의 안목 자체가 의심받게 된다.

매케인 진영은 이를 의식해 페일린과 언론의 접촉을 매우 신중하게 정하고 있다. 지난 9월11일 ABC TV에 출연해 찰스 깁슨과 나눈 대담이 언론과의 첫 인터뷰였다. 문제는 첫 인터뷰에서 장점보다 약점이 먼저 드러난 것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페일린의 외교·안보 분야의 지식 부족을 지적한 기사가 쏟아졌다. 테러 조직이나 적대국에 선제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시 독트린’에 관한 질문을 알아듣지 못해 반문했고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 근본주의를 없애려 했다”라며 이라크 전쟁 이야기를 답변으로 꺼내기도 했다.

오죽하면 미국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내에서는 페일린보다 자신이 외교적 경험이 풍부하다며 부통령 후보로 입후보하겠다는 네티즌들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내가 사는 집의 아래층에는 그리스인들이 살고 있고 옆집은 이집트인들이 산다. 페일린보다 내가 외교적인 면에서 자격이 더 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찬사든 의혹이든 페일린에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사라져버렸다. 바이든은 부시 대통령의 정치 고문인 칼 로브의 말처럼 ‘외교적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오바마의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의회 내 최고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페일린 카드를 꺼내들면서 바이든을 지명했을 때 나오던 우려의 목소리가 재등장했다. 오바마측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령의 바이든을 지명했지만 오히려 오바마의 참신성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제기되곤 했다.반면 일각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전면에 받는 페일린보다 조용하게 처신 중인 바이든이 부통령직에 더욱 어울리는 인물로 여긴다. 페일린에 관한 온갖 기사가 생산되면서 매케인조차 뉴스의 중심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효과가 본선 결과와 일치할 경우는 절반” 기사 눈길

페일린 효과를 바라보는 데는 지난 9월7일 USA투데이의 기사가 도움이 된다. 정치학자 래리 사바토(버지니아 대학)는 “페일린의 선택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큰 성공으로 이끌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1960년 이후 전당대회 효과가 본선 결과와 일치한 경우는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마치 절반의 확률인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USA투데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아도 흥미로운 부분이 드러난다. ‘페일린을 본 후 매케인에게 더 투표하고 싶어졌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무려 29%에 달하지만 반대로 ‘페일린을 본 후 매케인에게 투표하기 싫어졌다’라는 사람도 21%에 달했다. 바이든의 경우 ‘바이든 때문에 오바마에게 투표하고 싶어졌다’라는 사람은 14%, 반대의 경우는 7%였다. 손실로 따지면 페일린은 8%, 바이든은 7%의 이득을 보았다. 페일린의 화려한 등장이나 묵묵한 바이든이나 비슷한 이득을 본 셈이다.

득실뿐만 아니라 수치도 눈여겨봐야 한다. 페일린의 등장으로 움직인 매케인의 표가 오바마의 표보다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다. 대통령 후보에게 보내는 신뢰는 오바마가 더욱 공고하다는 분석이다. 비록 러닝메이트 제도에서 2인3각의 협동이 필요하지만 주인공은 대통령 후보일 수밖에 없다. 참고로 같은 여론 조사에서 전당대회 때의 연설을 두고 “훌륭했다”라는 평가는 오바마가 35%로 매케인의 15%를 압도했다.

월스트리트 충격이 있은 직후 9월17일에 발표된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의 변동이 일어났다. 오바마가 47%를 얻어 매케인(45%)을 2%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종료된 이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금융 위기에 대응하는 부분에서 오바마에게 향한 기대가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페일린이 가져다 준 지지율 상승 효과는 결국 2주만에 사라져버렸다.

매케인은 정부의 규제 강화나 공적자금 투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9월17일 ABC TV와의 인터뷰에서 아메리칸·인터내셔널 그룹(AIG)에 투입한 8백50억 달러의 구제 금융에 대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퇴직자나 계약자의 생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밝혀 전략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구호가 다시 등장하게 된 지금의 시점에서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는 대통령 후보의 경제 운영 능력이 될 전망이다. 외교·안보 분야 혹은 여성, 사회적 이슈 분야의 보완재인 부통령 후보의 과장된 영향력은 이제 사라질 시점이 되었다.


▲ 9월3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왼쪽 두 번째)가 가족들과 함께 연단에 올랐다. ⓒ로이터

페일린은 남편과 2남3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페일린의 대가족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인들에게 동질감을 주고 있다. 특히 알래스카 원주민 출신이며 석유회사 노동자인 남편과 벌인 사랑의 도피 행각, 이라크로 파병되는 장남,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된 막내아들은 페일린의 이미지를 상승시켜주는 든든한 정치적 방패막이다.

하지만 반대로 독이 될 소지도 다분하다. 언론들은 철저한 검증을 위해 가족사를 파헤치고 있다. 우선 여동생을 둘러싼 직권남용 의혹이 불거졌다. 페일린이 여동생의 전 남편인 경찰관을 해고하도록 주 경찰국장에게 압력을 가했지만 거부해 해고했다는 내용이다. 해고된 경찰국장은 페일린을 고발했고, 민주당 주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미국 알래스카 주 의회의 공화당 의원 5명은 지난 9월16일 이에 대해 주 의회의 조사 중지를 요구하며 주 재판소에 제소했다. 한 의원은 “조사에는 정치적인 저의가 깔려 있다”라며 민주당 주도의 조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페일린의 부통령 지명 전인 지난 7월에는 공화당 역시 조사 실시에 동의하고 있었고, 불과 2개월만에 그 방침은 전환되었다.

그녀의 남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월13일에 페일린이 주지사의 권력을 이용해 친구들의 일자리를 알아봐준 일, 14일에 남편인 토드 페일린이 회의에 참석하는 등 주지사 업무에 개입했고 어려운 일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일린이 알래스카 주지사로 근무하면서 가족들의 여행비와 숙박비로 총 4만3천여 달러의 주 재정을 사용한 것을 밝혀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페일린이 공직 생활 중 가족 사랑(?)이 너무 과해 공사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일린은 미국의 보수를 대변하며 부통령 후보로 선택되었지만 삶에서는 다른 모습이 발견된다. 낙태 반대, 줄기세포 연구 반대, 창조론 교과서 등재 등을 주장하며 기독교적 가치와 보수파의 이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페일린은 혼전 임신으로 25살 때 첫 아이를 낳았고 그녀의 17세 된 고교생 딸도 현재 임신 5개월째이다. 혼전 순결과 금욕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공화당 보수파들의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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