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카드 꺼진 불 아니다”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8.10.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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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김성조 의원 “부소장 임명은 살아 있는 문제”
▲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이 좌절되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시사저널자료

아직 살아 있는 문제이다.”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의 말이다. 무엇이 살아 있다는 말일까? ‘김현철 부소장’이다. 김의원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죽은 문제도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그가 여의도연구소 소장에 부임한 것은 지난 8월. 여의도연구소 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세 명의 부소장을 임명하기로 했지만 권택기·곽창규 부소장 말고 나머지 한 명을 아직까지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내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에게 맡기고 싶은데 당 안팎의 부정적인 기류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김의원은 “시기를 보고 있다기보다는 살아 있는 문제라고만 봐달라”라고 말했다.

‘꺼진 불’로 여겨졌던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철씨가 과연 여의도연구소에 입성할 것인지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에 입문할 기회를 노렸던 현철씨는 그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꿈을 접어야 했다. 사람들의 뇌리에 그가 김영삼 정권 당시 권력을 농단했다는 인식이 워낙 뿌리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총선 때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한 김 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출마를 노렸으나 결국,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 재진입할 마지막 기회 잡을까

이런 측면에서 어쩌면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그가 제도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지도부에게는 김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김홍조 옹이 지난 9월30일 별세한 것이 심리적인 압박 요인이 될 것 같다. 현철씨는 최근 지난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훈규 전 인천지검장을 비난하는 장문의 댓글을 달아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화제에 올랐다.

현철씨의 진입 여부와 함께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이 여의도연구소의 역할 변화이다. 부소장을 맡고 있는 권택기 의원은 “정무 판단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정책은 각종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제공받는 만큼 여당에 걸맞은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의원은 “연구소 구조를 새로 짜고 싶은데 현재 인력 구조가 이런 구상과는 거리가 있다. 정무 일을 했던 사람들을 보강하려다 보니 정원이나 예산과 관련해 문제가 있어 당과 조율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김성조 소장이 ‘친박근혜계’이고, 권부소장이 ‘이명박계’인 점을 들어 “이명박계가권의원을 내세워 여의도연구소 플랜을 새로 짜고 있다”라는 정치적인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보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김성조 의원도 “여의도연구소는 정책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연대를 강화하고 취합·조정해 우선 순위를 정하거나 로드맵을 점검하는 역할로 기능을 넓혀야 할 시점이다”라며 권의원과 비슷한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인원 조정 문제가 마무리되면 ‘누가 오느냐’를 놓고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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