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들에게 찾아온 일확천금의 기회…파고 또 파고
1997년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는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남편 찰스 왕자와의 불화로 속을 끓던 그녀 역시 황색 언론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죽기 직전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아랍의 부호이자 영화 제작자이던 도디 알 파예드는 다이애나의 마지막 파트너였다는 것이다.
왕실 승마 조련사는 그녀와 놀아났다는 사실을 언론에 털어놓기도 했다. 카밀라 파커볼스와 드러내놓고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을 보던 이 순박한 왕세자비의 보복은 궁정에서 바깥으로 돌다 결국, 파리에서 최후를 맞는다. 경찰의 공식 발표는 운전수의 음주 운전으로 결론이 났지만, 도디의 아버지는 영국 왕실이 자기 자식을 죽였다는 음모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세기적인 사건은 곧 영화화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보안 장치 꺼진 로이드 은행을 털어라
왕실의 추문을 즐기는 나라는 영국밖에 없다. <뱅크잡>의 테마도 추문이다. 빈털터리 카 딜러 테리(제이슨 스태덤 분)는 옛 연인 마틴(섀프론 버로즈 분)에게 은행을 털 것을 제안받는다. 로이드 은행이 보안 장치 교환으로 1주일 동안 먹통이 된다는 것이다. 테리는 친구들을 포섭해 작업에 들어간다. 설계 도면을 구하고 금고 밑바닥을 파 들어간다.
은행 사금고를 턴 일행들은 그곳에서 범상치 않은 물건들도 발견하는데 돈이나 보석이 아니다. 4백만 파운드가 털렸다는 이 은행 절도는 실화이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매장당하거나 교도소로 간다. 하지만 사금고의 주인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는 단순한 은행 털기가 아니라서 상당히 복잡하다. 박진감도 없고 뜬금없는 멜로가 관객들을 황당하게 한다. 그런데도 왕실의 안전을 보장받은 범인들의 횡재가 부럽기는 하다. 10월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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