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매운 고추’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11.1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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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1세대, 지향점은 달라도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사저널 임준선

최열 환경재단대표는 시민운동 1세대이다. 그가 사무총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환경운동연합의 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시민운동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1세대 시민운동가들의 위상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1세대 가운데 여전히 내·외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민운동가들이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런 평가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민운동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시민운동하면 박상임이사를, 시민단체하면 그가 있던 참여연대를 떠올린다. 이제는 박상임이사를 생각하면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을 먼저 떠올려야 할 것 같다. 박상임이사의 활동 축이 참여연대에서 이쪽으로 옮겨온 지는 꽤 되었다.

투쟁 방향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해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재단은 나눔과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의 이런 활동이 ‘투쟁’이 중심이 된 시민운동 영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시민운동계의 많은 인물들이 정치권으로 뛰어들었지만 박상임이사는 수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시사저널 임준선

한국여성단체연합을 이끌면서 진보적 여성운동을 상징했던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은 젊은 여성 리더들을 만드는 일에 직접 뛰어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월 덕성여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현장에서 뛰던 진보적 여성운동가, 참여정부 초대 여성부장관을 넘어 교육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총장의 취임식에는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김근태 전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시민 사회에서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이 지총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그녀가 서 있는 지점을 잘 보여주는 초청 인사들이다. 지총장은 지난 10월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첫 상경으로 관심을 모았던 ‘10·4 선언 1주년 기념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오랜만의 정치권 나들이였다.




▲ 서경석 시민행동 상임대표 ⓒ시사저널자료

 

반면 대표적인 보수 인사로 알려진 서경석 목사도 한때는 경실련을 이끌었던 시민운동 1세대이다. 과거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20년형을 받았었다. 경실련을 이끌었을 때도 기존의 민중 운동과는 다른 방향점을 지향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목사는 지난 2005년 2월 대표적 보수 단체인 한기총의 인권위원장을 맡아서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때를 터닝포인트로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이후 노무현 정부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 ‘업코리아’를 창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서목사는 요즘 ‘선진화시민행동’의 상임대표를 맡아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사학법과 평준화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교육 선진화 운동’을 발족시켰다.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제도와 법령을 찾아내 각 부처에 없애도록 요청하겠다”라고 말하며 이명박 정부 초기에 해결사(?)로 떠올랐던 이석연 법제처장. 그도 서경석 목사와 함께 경실련을 이끌었던 시민 사회 출신 인물 이다. 경실련 사무총장까지 지냈지만 “시민단체가 권력화되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자유인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 그였다. 이후 이처장은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와 선진화국민회의 상임공동위회 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대표적인 보수 인사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정치권의 러브콜에도 움직이지 않던 그는 지난 3월4일 이명박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법제처장의 자리를 승낙했다.

▲ 이석연 법제처장 ⓒ시사저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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