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유통 구조 바꿔야”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8.11.25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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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옥션별 대표

ⓒ시사저널 이종현

1968년 6월부터 1979년 4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외무담당 행정관. 이후 주 뉴욕 총영사관 한국문화원 문정관과 문화공보부장관 비서실장, 주 캐나다 대사관 공보관, 국회사무처 공보국장 등을 거쳐 1999년 3월부터 2003년 6월까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 35년 동안 공직에 몸담았던 천호선 ㈜옥션별 대표의 족적이다. 미술품 경매 회사인 옥션별을 세운 것은 지난해 11월. 문화기획자인 천대표는 인사동의 복합 문화 공간 ‘쌈지길’ 대표이기도 하다. 공직 생활의 상당 기간을 문화 분야에서 일한 그는 자칭 “‘아방가르드(전위예술) 공무원이었다”라고 말한다.

“1980년대 초 뉴욕총영사관에 근무할 때 문화 예술 분야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하는 그는 지난 4월에 이어 오는 12월5일 제2회 미술품 경매와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 1980년대에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천대표는 “국민 개개인의 문화적 안목이 높아져야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고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위정자들의 문화 정책이 너무 옛것을 보존하는 데 얽매여 있는 것 같다.  옛것 가운데서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유통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중국이나 일본에는 경매시장에서 100만 달러에 거래되는 작가들이 있다. 우리나라 작가 수준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데, 최고 거래 가격은 그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바로 유통 구조가 작가들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술 경매사들은 국내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래서인지 옥션별이 개최했던 4월 경매에서 민중미술 작품들을 과감히 선보였다. 오는 12월 경매에 나올 대부분의 현대미술 작품은 사회성과 시대성을 함축적으로 반영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공무원에서 문화예술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던 그는 지금 미술시장에서 또 하나의 실험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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