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겁내지 말고 희망 가지세요”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8.11.2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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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수술로 종양 제거에 성공한 구현주씨

▲ 척수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퇴원하는 구현주씨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구현주씨(36ㆍ여)는 지난 18년 동안 3번의 척수종양 수술을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0년 첫 수술을 받은 후 9년마다 재발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수술로 치료했지만 척수종양은 끊임없이 재발해 그녀를 괴롭혔다.

구씨는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었고 누워서 다리를 들지 못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디스크로 판정받았다. 방과 후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2~3개월 만에 걷지 못할 정도까지 증세가 심해졌다”라며 최초 발병 당시의 증세를 설명했다.

그녀는 큰 병원으로 옮겨 MRI 등 정밀 검사를 받고 척수종양 판정을 받았다. 다행스럽게 양성 종양인 수막종이었지만 종양이 신경을 눌러 디스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종양 제거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녀를 그렇게 괴롭히던 증상은 수술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 생활을 하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취업해서 직장 생활도 했다. 언제 아팠는지 모를 정도로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나 척수종양은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1999년 어느 날 다리가 당기는 증상을 또 느꼈다. 이번에는 종양이 두 군데나 생겼고 언제든지 재발 가능성이 있는 암으로 판정났다. 

구씨는 “처음 수술할 때, 의사가 재발하지 않는 종양이라고 했기 때문에 설마 척수종양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역시 척수종양이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양이 재발한 데다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척수종양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의 어환 교수를 찾았다. 두 번째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정상 생활을 되찾았다. 결혼도 하고 건강한 아이도 낳았다. 재발할 가능성은 알고 있었지만 척수종양은 잊을만 하면 나타났다.

2008년 4월 척수종양이 두 군데에서 재발했다. 그러나 증상은 이전과 달랐다. 구씨는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디스크처럼 다리를 들지 못하고 걷지 못하는 증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허리 아래부터 골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났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기침을 하거나 허리를 숙일 때마다 기분 나쁜 통증이 왔다. 증상이 예전과 달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척수종양이 아니라 무리하게 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 결국 지난 11월5일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세 번의 수술을 받고도 큰 마비 증세 없이 병원 문을 나서게 된 구씨는 다른 환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구씨는 “척수종양은 재발이 잘 되는 병이지만 재발에 신경 쓰면 하루도 못 산다. 나는 기독교를 믿고 있기 때문에 기도를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얻었다. 다른 척수종양 환자들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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