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산모가 남긴 일기장의 비밀…소녀를 누가 강간했을까
그가 총격을 받자 막내아들이 원수를 갚고 피신한다. 세월이 가고 그가 다시 나타나 조직을 이끌면서 영화는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진다. 마피아 영화는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말소리도 조용하고 화면도 어둡고 살인도 슬그머니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진다.
<이스턴 프라미스>는 런던을 배경으로 한 러시아 마피아 영화이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나 주연을 맡은 비고 모텐슨, 나오미 왓츠도 생소하지만, 화면에 드러나는 런던도 우리가 아는 거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을 그리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안나(나오미 왓츠 분)는 어느 날 열네 살 먹은 임산부를 만난다. 마약에 찌든 소녀는 아이를 낳고 죽는다. 연고자가 전혀 없는 아이는 데려갈 사람도 없이 병원에서 지낸다. 안나는 그녀가 남긴 일기장을 토대로 산모의 과거를 추적한다.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잔혹에 관객들 ‘경악’ 니콜라이(비고 모텐슨 분)는 마피아 ‘보리v자콘’파에서 일하는 운전기사이다. 그는 조직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찾아온 안나를 만나 자초지종을 듣고 그녀를 돕는다. 그녀는 마침내 누가 산모를 강간했는지 알아낸다. 일기장을 주면 아기의 러시아 주소를 알려주겠다는 보스는 결국,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다.
영화는 조직을 배신한 배신자의 목을 따고 터키탕에서 알몸으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줘 객석을 경악시킨다. 스크린은 조용한데 비명은 관객이 내지르게 한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마피아 영화라 반갑기는 하지만 상영 시간 100분도 길게 느껴진다. 미혼모의 아이 연고자를 죽자고 찾아나서는 설정도 억지스럽다. 12월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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