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라고 하면 행복해진다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8.12.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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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바꾼 내 인생…“해보니까 세상이 다시 보이네!”

▲ 감독: 페이튼 리드 / 주연: 짐 캐리, 주이 디샤넬
대다수 사람들이 인생을 재미없게 산다. 직장과 집을 시계추처럼 오가다 보면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고 정신적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또, 재미있게 살려면 돈이 필요한데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그저 하릴없이 사는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주말을 즐겁게 보낸다. 이유는 딱 하나이다. 사고방식이 달라서 재미없게 살거나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인생을 바꾼다.

짐 캐리는 캐나다 출신으로 10대 시절부터 스탠딩 코미디 실력을 쌓고, 19세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후 1994년 영화 <에이스 벤추라>로 이름을 알렸다. 우리에게는 <덤앤 더머>와 <마스크>로 널리 알려진 배우이다. 특유의 표정 연기로 영국 코미디 영화 <미스터 빈>의 로안 앳킨슨과 함께 세계 코미디 영화배우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짐 캐리가 한국어 대사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예스맨’은 직장에서 상사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아첨꾼이다. 예스맨이 많은 조직은 망한다는 말도 있다. ‘아니오’라고 말을 하지 않으니 어디에 구멍이 뚫렸고 어디가 썩었는지 알 길이 없다. 영화 <예스맨>은 ‘노맨’으로 살고 있는 은행원 칼(짐 캐리 분)을 그리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맡고 있는 그는 고객들에게 매번 “노”라고 말하며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아내와 이혼한 그는 친구도 만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으며 집에만 틀어박혀 산다. 그러던 칼에게 친구 하나가 찾아와 ‘예스맨’ 프로젝트 카탈로그를 보여주며 한 번 가보라고 권유한다.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보라는 것이 친구의 충고이다.

‘예스맨’ 프로젝트 회장은 “예스”라고 말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그에게 권유한다. 마지못해 이를 수락한 칼은 그 뒤부터 상대방의 질문에 항상 “네”라고만 답한다. 그러자 칼은 우연히 만난 록 가수 앨리슨(주이 디샤넬 분)과 사랑에 빠지고 기타도 배우고 한국어도 배운다. 영화는 칼이 왜 한국어를 배우는지 설명해주지 않지만 짐 캐리는 <예스맨>에서 적지 않은 분량의 한국어 대사를 한다. 세계적인 배우가 스크린에서 한국말을 한다니 관객들은 신기하고 우습기 짝이 없다. 발음이 분명치 않아 영어 자막을 봐야 무슨 뜻인지 알 정도이지만 “한류가 저 정도로 할리우드에까지 갔나”라고 오해하지는 말자. 영화는 구석구석에서 사람을 웃긴다.

짐 캐리의 표정 연기가 전만 못해도 차라리 그것이 더 나은 듯하다. 12월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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