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한국을 적시고 세계를 적시고…큰 ‘비’가 내린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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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도 입지 굳힌 정지훈 1위

▲ 비 ㅣ 2002년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 의 타이틀 곡 로 데뷔한 가수. ⓒ그림 최익견

‘월드 스타’라는 호칭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국내스타가 또 있을까. 이른바 ‘한류 스타’들은 많지만 월드스타라고 불릴 만한 연예인은 사실 드물다. ‘한류 스타’들이 주로 활동하는 무대가 아시아 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대부분 국내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26)는 아시아 무대를 뛰어넘어 가수로서, 또 배우로서 미국의 빌보드와 할리우드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다.

비에게는 3개의 이름이 있다. 먼저 가수로서 처음 자신을 대중에게 알린 비라는 이름, 다음은 부모님이 주신 이름이자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굴해낸 정지훈이라는 이름, 마지막으로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Rain’이라는 이름이 그것이다.

가수 비는 2002년 자신의 이름을 건 1집 앨범 <비>의 타이틀곡 <나쁜 남자>로 데뷔했다. 당시 GOD를 만들어냈던 박진영이라는 프로듀서를 만난 그는 ‘리틀 박진영’으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가수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것은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서부터이다. 그는 고난이도의 안무와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인기를 얻었다. 댄스 가수로서 화려한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를 무난하게 뽑아내는 모습이 그를 뮤지션으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이후 3집 <It’s Raining>, 4집<Rain’s World>를 거쳐 최근에 발매한 <Rainism>까지 계속 성공시키며 가수로서 슈퍼스타의 위치에 올랐다.

연기자 정지훈은 2003년 KBS 미니시리즈 <상두야 학교 가자>로 그 가능성을 알렸다. 가수 출신 연기자의 어색하고 어눌한 연기는 그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후 송혜교와 함께한 <풀하우스>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표민수 감독의 연출도 훌륭했지만 정지훈과 송혜교의 연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 수출되며 인기를 끈 <풀하우스>로 인해 정지훈은 한류 스타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연기자 정지훈과 가수 비의 조합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아시아 지역에 ‘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한국인 최초 단독 콘서트

비는 Rain이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월드 스타로 도약할 수 있었다. Rain은 가수로서 뉴욕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한국인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가졌고, 지난 2006년에는 미국 <타임>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다. 베이징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한국의 대표 가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매트릭스>를 만든 세계적인 명감독 워쇼스키 형제의 대형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기도 했으며, 그 인연으로 2009년에는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한 <브이 포 벤데타>를 만들었던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의 차기작 <닌자 어쌔신>을 통해 할리우드 주연 배우로서 신고를 할 예정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한국인이 단독 주연을 맡은 것은 Rain이 처음이다. 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성실성과 노력이다. 그는 슈퍼스타가 된 지금도 노력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닌자 어쌔신>의 스틸샷이 공개되었을 때 체지방률 제로의 군살 없이 근육으로만 꽉 찬 모습에 다들 혀를 내둘렀다.

이런 비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지금의 그를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인 스승 박진영과의 결별 때문이다. 그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배신’이라는 단어가 뒤따랐다. 거기에 월드투어가 부실한 준비로 파행 운영되면서 앞만 보며 달리던 비의 기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0월 5집 <Rainism>을 들고 국내에 복귀하며 자신의 스타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첫 타이틀곡 <Rainism>은 나오자마자 각종 온·오프 라인 차트 1위를 석권했으며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화제를 뿌렸다. 비가 출연한 <패밀리가 떴다> <상상플러스> <무릎 팍 도사> 등 방송 예능 프로그램은 자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특히 <무릎 팍 도사>에서 밝힌, 치료비가 없어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사연은 비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비는 지금 진정한 월드 스타로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내년 초에 개봉할 <닌자 어쌔신>이 성공한다면 그는 지금과는 또 다른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그이다.

비를 만들어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36) 역시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로 꼽혔다. 이 밖에도 예능 전성 시대를 이끌고 있는 MC 유재석(36)과 강호동(38), <태왕사신기>로 위상을 확인한 배용준(36), <런드리 워리어>로 할리우드 진출을 선언한 장동건(36), 기부 활동으로 이미지가 더욱 좋아진 국민 여동생 문근영(21)과 가수 김장훈(41), 신세대의 아이콘 빅뱅, 돌아온 황제 서태지(36) 등이 영향력 있는 인물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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