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의 중심에서‘우먼 파워’를소리 높여 외치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8.12.15 2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상정·나경원 등 실력파 정치인들이 상위권



여성 분야에서는 정치인들의 바람이 거세다. 정당보다는 개인적 활동이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인지도를 높여온 여성 정치인들이 즐비하다.

1위는 압도적인 지지(12%)로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 대표가 차지했다. 2위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다. 언론인 출신의 두 의원,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도 낮은 지지도이지만 이름을 올렸다.

심상정 대표는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여야가 뽑은 2004년 최고 국회의원’ ‘정치부 기자가 뽑은 올해의 정치인’으로 뽑혔다. 대학교 3학년이었던 1980년, 공장에 위장 취업하면서 한국의 노동 현실을 알게 된 그녀는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 전국금속연맹 사무차장, 민주노동당 당대회 부의장을 거쳤다. 17대 대선 이후 진정한 서민 정치를 하겠다며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후 2008년 3월,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18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시 덕양 갑에 출마했다가 석패했다. 의석에서는 물러났지만 지난 11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한·미 FTA 토론을 제안하고 비상경제시국회의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은 여성 1위로 꼽아온 김주하 MBC 앵커도 이름을 올렸다. 방송 3사 최초의 여성 앵커이자 처음으로 MBC 주말 <뉴스데스크>를 단독 진행하는 등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10위권 내 유일한 20대이자 문화계 인사인 장한나 첼리스트의 등장은 특히 눈길을 끈다. 장한나는 음악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 그녀는 2006년, 영국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에서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지휘자로 데뷔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소외 계층 위해 뛰는 ‘자랑스러운’ 여성도 있어

소외받고 힘없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묵묵히 일하는 이들도 10위권에 들었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서 활동하는 소라미 변호사와 문경란 국가인권위상임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소라미 변호사는 최근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받기도 했다. 기업인으로는 최연소 신화를 이어가는 두 사람, 박남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와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도 거론되었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학창 시절, 장래 희망으로 정치인을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적인 쟁점이 터질 때마다 누구보다도 행동하는 정치인으로 앞장서고 있다. 그녀는 돈이 없어 무시당하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던 소박한 마음이 오늘날의 심상정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그녀를 지난 12월11일 진보신당 당사에서 만났다.  1위로 선정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50세 이상이어서 그런 것 같다. (웃음) 국민 특히 여성들의 처지가 더욱 어려워져 좋은 정치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제대로 하라는 격려의 뜻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소홀히 다루어졌던 여성 분야로 정치권이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 이유는? (심상정 대표는 2006년, 성인지 예산 제도를 통과시키는 등 양성 평등 실현에 기여해왔다.)여성의 짐으로 떠넘겨졌던 아이 교육, 노인 복지, 환경의 문제가 정치의 중심 의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제들이 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대거 진출해야 한다. 그런 만큼 내각의 50%를 여성으로 구성하는 법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장점과 한계는?현실 정치에서 여성으로서 갖는 장점은 거의 없다. 실력보다는 학연·지연·혈연 등 사회적 자원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치적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가 아닌 알뜰하게 나라 살림을 하는 여성주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여성이 강점으로 발휘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고비가 있었다면?지금 이 순간이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해서가 아니다. 나라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성장 중심의 경제 체제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반추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는데 이 순간 큰 힘이 없고, 갖고 있는 마이크가 약하다는 점이 안타깝다.  최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서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진보의 실천, 생활 정치를 강조해왔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당에서 곧 경제 위기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금융 개혁을 위한 수술 자금 100조원과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자금 100조원 투입하라는 내용이다. 서민들의 소비를 늘리는 것이 경제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대책인 만큼 실업 대란을 막고 교육·의료·주거 등 기초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규모 재정 투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중3인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청소년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이들이 사회로 나오기 전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정치적 역량을 키울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