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를 탄 ‘배달의 기수’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8.12.3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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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물건만 갖다 주면 된다

▲ 감독: 올리베에 메가턴 / 주연: 제이슨 스타뎀, 로버트 네퍼, 나탈리아 루다코바

달력이 바뀌었다. 이른바 새해이다. 사람들은 일출을 보려고 정동진이나 향일암으로 몰려간다. 날마다 뜨는 해이건만 1월1일 첫새벽에 뜨는 해를 보고 사람들은 소원을 빈다. 지난 1년 동안 50편 가까운 영화를 소개했다. 일부 독자들이 평이 좋지 않은 영화를 왜 기사화하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취재하는 영화마다 모두 명작일 수는 없다. 가능하면 독자들의 기대치에 맞는 영화를 찾으려 애썼다. 모든 언론 매체가 게거품을 물며 찬사를 늘어놓는 블록버스터는 가능하면 배제했다. <시사저널>까지 그 대열에 합류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독립영화를 많이 소개하고 싶었지만 일부 마니아를 위해 지면을 할애한다는 것도 걸렸다. 기사는 철저하게 관객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했다. 기자는 영화 전문가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전문가나 평론가의 의견은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이미 말해주었다.

<트랜스포터 : 라스트미션>은 뤽 베송이 제작한 액션 영화이다. 제목 그대로 배달부가 나온다. 프랭크 역할을 맡은 제이슨 스타뎀은 지난 제993호에서 소개한 영화 <뱅크잡>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프랭크는 환경사업가를 자처하는 존슨(로버트 네퍼 분)에게 물건을 배달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는 대신 후배를 소개해주는데 무슨 일인지 쫓기다가 차를 탄 채로 프랭크의 집까지 피신해온다. 후배의 손목에는 팔찌가 채워져 있고 조수석에는 낯선 여자가 앉아 있다.

조수석에 앉은 낯선 여자는 누구일까

존슨에게 납치되어 결국, 배달 일을 맡은 프랭크에게도 팔찌가 채워진다. 차에서 20m만 떨어지면 터지는 폭탄이다. 영화는 로드 무비 형식을 띄며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독일의 명차 아우디를 보여준다. 악당과 프랭크의 쫓고 쫓기는 자동차 추격 장면이 아우디 성능 테스트 같다. 제이슨의 윗도리를 이용한 격투 장면에서는 홍콩 냄새가 물씬 난다. 조수석에 앉은 발렌티나(나탈리아 루다코바 분)의 연기는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트랜스포터…>는 새로운 액션 히어로를 탄생시킨 것 같다. 썰렁한 얼굴에 윗도리를 벗은 그의 탄탄한 몸과 꽤 공을 들였을 법한 ‘권법’이 다른 감독들의 눈에도 띌 만하다. 단, <트랜스포머>와 헷갈리지 마시라. 1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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