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아이 찾는 ‘모정’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9.01.1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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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빼는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 일품…그래도 희망은 있다

▲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주연: 안젤리나 졸리
배우들은 대부분 저마다 고정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코미디 바닥에서 떴다면 그 배우는 계속 코미디물에만 출연해야 한다. 김수로나 짐 캐리가 심각한 역할을 맡는다면 그것조차 코미디가 된다. 한 배우가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감독들 역시 고정된 이미지에 빠진 배우를 쓰는 용기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천후 연기가 가능한 배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멜로에서 액션으로, 다시 공포물에 출연해 연기가 가능한 배우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지난해 6월 개봉한 <원티드>에서 멋진 액션을 보여주었던 안젤리나 졸리가 올해에는 <체인질링>을 통해 총 대신 손수건을 들고 찾아왔다.

경찰이 찾아준 아이 “넌 누구냐?”

192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화국 직원으로 일하는 크리스틴(안젤리나 졸리 분)은 아홉 살 난 아들과 둘이 사는 워킹 맘이다. 퇴근하고 돌아온 어느 날, 집에 있어야 할 아들 월터가 보이지 않는다. 사방을 둘러보지만 아이는 씻은 듯이 사라져서 행방이 묘연하다.

크리스틴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내고, 그와는 별도로 자신 역시 아이 찾기에 골몰한다. 다섯 달이 지나자 경찰은 아이를 찾았다며 그녀에게 역으로 마중 나올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기자들이 진을 친 역에서 경찰이 크리스틴에게 보여준 소년은 그녀의 아들 월터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집에 데리고 오기는 했지만 크리스틴은 소년을 볼 때마다 생소하기만 하다. 사건을 멋지게 종결시킨 경찰은 자꾸 내 자식이 아니라는 크리스틴이 귀찮아진다.

<체인질링>은 납치를 소재로 한 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애끓는 모정이 넘쳐난다. 육감적인 몸매에 기가 막힌 총질로 뭇 남성들을 매료시켰던 안젤리나 졸리는 간데없고 비쩍 마른, 진짜 엄마 같은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 변신이 놀랍기만 하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무슨 생각으로 그녀를 캐스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목이 대단하다.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천천히 납치범을 보여준다.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이다. 남의 자식을 찾아주는 부패한 경찰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한 엄마의 눈물겨운 자식 찾기 이야기.

설날을 앞두고 극장에 내걸리니 여성 관객이라면 볼만한 영화. 1월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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