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사 인기는 여전하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02.1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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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대와 금융 위기 세대는 경제 불황으로 취업난에 내몰린 세대이다. 시대적 상황이 비슷해 공유하는 것도 있지만 10년이라는 시간 차로 인해 다른 인생을 살고 있기도 하다. 이들의 생활상을 몇 가지 사례로 비

그때나 지금이나 무용지물 ‘인턴’ 

지금은 흔하디 흔한 인턴 제도가 최초로 도입된 시기는 1998년 IMF 구제금융 이후부터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인턴 제도는 1999년부터 마련되기 시작했다. 그해 환경운동연합에서 인턴직원으로 일했던 이미선씨(가명·95학번)는 “정부 지원금인 월 50만원을 받고 6개월 동안 일했다. 더 일하고 싶어도 지원금이 끊기자 시민단체가 나를 채용하지 않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재교육을 시켜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줬더라면 지금쯤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씁쓸해했다. 이씨는 현재 가정주부로 두 아이의 엄마이다.

정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행정인턴 제도를 청년 실업 대책으로 내놓았다. 곧 2만5천명에 달하는 인턴들이 양상된다. 현재 지역 경찰서 지구대에서 행정인턴으로 활동하는 박대진씨(가명·03학번)는 “업무 특성상 비밀 서류가 많은 데다가 정부가 잡무는 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경찰 직원들도 지구대에서 취업 공부나 열심히 해서 빨리 나가라고 말할 정도이다. 100만원에 달하는 월급이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경력을 쌓거나 기술을 배우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월 30만원을 받더라도 비전을 제시해주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인턴 제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똑같았다.

철밥통을 향해 가고, 또 가고

최고의 직장이나 최고의 신붓감·신랑감 설문조사를 하면 늘 상위를 기록하는 공무원과 교사. 이 직업의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때도 1998년부터이다. 행정학을 전공한 안나영씨(가명·95학번)는 “입학하던 해인 1995년만 하더라도 선배들 대부분이 쉽게 공무원이 되었다. 인맥을 통하거나 공공 기관에서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 시험도 보지 않고 공무원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1998년 IMF로 기업 공채가 확 줄어들자 경쟁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응시생이 너무 많은 탓에 합격 점수가 만점 수준까지 올라갔다. 아직도 대학 강의실 복도에서 친구들과 ‘무슨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3백 대 1이 넘느냐’며 혀를 찼던 기억이 생생하다”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안씨는 3학년 때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시대 분위기를 감지하고 4학년 때 9급으로 시험 난이도를 낮췄다. 그리고 졸업 이후 1년 동안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그러고도 안씨는 공무원이 되지 못했다.

공무원과 교사의 인기는 10년이 지나도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대한 반감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다.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사무처 9급 공무원 경쟁률은 6백 대 1을 넘어섰다. 공무원 시험일이 되면 지방에서 시험을 치러 오는 수험생들로 인해 버스나 열차가 추가로 배치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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