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른들의 ‘테이크아웃’ 다큐 영화로 재현하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3.0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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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한국발효차연구소 소장

ⓒ시사저널 박은숙

“한국에도 발효차가 있었다. 우리의 발효차는 오룡차, 보이차에 못지않다. 중국차가 향에, 일본차가 자연의 색에 천착했다면 우리의 차는 깊고 개운한 맛에 주목했다.”

<워낭소리>로 작은 다큐멘터리가 주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관객에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조선의 발효차 이야기를 담은 또 다른 다큐멘터리 한 편이 공개된다. <다반사(茶飯事)>는 잊혀졌던 우리 차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다반사>의 제작과 자문을 맡은 박희준 한국발효차연구소 소장(52)은 발효차 연구만 14년을 해왔다. 1995년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 정향녀 할머니를 만나 ‘잭살’(작설의 지역 발음)을 만난 이후 우리 발효차의 매력에 빠져 고증과 재현에 힘을 쏟고 있다.

<다반사>는 일제 강점으로 발효차가 사라지기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어르신 분들이 떠나시기 전에 풀어낸 기록을 담아놓았다. 박소장에 따르면 한국 발효차의 시작은 1660년대로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발효차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이후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등에 의해 발효차에 대한 기록이 이어져왔다.

우리의 발효차는 민중의 차, 서민의 차이다. 격식과 예절과 함께 발달한 여타의 차 문화와 달리 우리의 ‘잭살’은 어머니들이 직접 발효시켜 타주던 생활 속의 차이다. 박희준 소장은 “밥을 먹고 숭늉을 찾듯이 우리의 음료와 차 문화는 삶과 가까이 있다. 젊은이들이 테이크아웃을 즐기듯 옛 어른들은 발효차를 격식과 부담 없이 늘 가까이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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