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인재풀은 ‘인수위’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9.03.0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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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구성원들, 청와대에서부터 정부·국회까지 ‘요직 독차지’

▲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인수위 해단식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권 1년을 평가하면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분은 인사 문제이다. 첫 인사부터 따라붙은 ‘고소영’ ‘강부자’ 꼬리표는 국정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이 보인다. 정부 출범을 준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여전히 주요 인재풀로 활용되고 있다.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주요 직책은 물론 산하 기관과 공기업에서도 ‘한자리’를 차지한 인수위 멤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사저널>은 당시 인수위에서 활약한 주요 구성원들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분야별로 점검해보았다.

청와대는 인수위 출신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다. 이동관 대변인과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 청와대 1기 수석 중 5명이 인수위 출신이었고, 청와대 2기 수석 인사에서도 맹형규 정무수석, 정동기 민정수석, 박형준 홍보기회관 등이 중용되었다.

국회의원이던 맹수석과 박기획관은 인수위에서 기획조정분과위 간사와 위원을 맡았고, 대검 차장 출신인 정수석은 법무행정분과위 간사였다. 여기에 올해 들어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장관까지 경제수석으로 합류했다. 윤수석은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서 투자유치TF팀장으로 활동했다.

비서관으로는 국민성공정책센터장을 맡았던 이상목 민원제도개선비서관, 기획조정분과위 전문위원이었던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과 김동연 국정과제비서관,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황준기 행정자치비서관이 현직에 있다. 행정관으로는 비서실 수행비서관을 지낸 임재현 선임행정관을 비롯한 이재붕·장석명·박정하·김좌열 선임행정관과 메시지 담당 비서였던 김윤경·이진영 행정관 등이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인수위 출신

▲ 윤증현(왼쪽), 현인택(오른쪽) ⓒ시사저널자료(왼쪽), 시사저널 유장훈(오른쪽)

1기 청와대 참모진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중용된 경우도 적지 않다. 기획조정분과위원회 위원이었던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은 장관급인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였던 이주호 전 교육과학문화수석은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으로 돌아왔다. 곽위원장은 이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이차관은 교육 브레인으로 평가받는 핵심 인사들이다. 비서실 총괄팀장을 맡았던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도 차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박차장은 청와대에서 ‘왕비서관’으로 불렸던 실세이다.

이외에 배용수 전 춘추관장은 지난해 10월 한국공항공사 부사장에 임명되었고, 경제1분과위원회 전문위원이던 이현동 선임행정관은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친정’에 복귀했다.

처음부터 정부 부처의 장·차관으로 중용된 인수위 출신도 다수이다. 이영희 노동부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부 출범과 함께 부처 수장을 맡아오고 있다. 초대 통일부장관으로 내정되었다가 검증 과정에서 낙마한 남주홍 경기대 교수도 정무분과위 위원 출신이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단행된 개각에서도 이달곤 행정안전부장관, 현인택 통일부장관 등 인수위 위원으로 활동한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었다.

특히 경제 부처의 경우 인수위 경제1분과위 출신이 요직을 사실상 장악했다. 간사였던 강만수 장관 후임으로 윤증현 자문위원이 기획재정부장관을 맡은 것이 핵심이다. 강 전 장관은 새롭게 구성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동수 자문위원은 이창용 위원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같은 분과 위원 출신이며, 장수만 전문위원은 조달청 청장에 이어서 국방부 차관에 기용되었다.

경제2분과위원회의 경우 외곽으로 포진해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홍문표 위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건교부 차관을 지낸 최재덕 위원은 대한주택공사 사장을 맡고 있다. 감사원에서는 서울지검 검사 출신인 은진수 법무행정분과위 자문위원이 올해 2월 감사위원으로 발탁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은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BBK 의혹 대책팀장을 맡은 바 있다. 성용락 정무분과위 전문위원의 경우 제1사무차장에 이어 차관급인 사무총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분과 자문위원이던 윤원중 전 의원은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초선 의원들도 많아

▲ 곽승준(왼쪽), 박영준(오른쪽) ⓒ시사저널자료(왼쪽), 시사저널 이종현(오른쪽)

언론 관련 기관에도 인수위 출신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그 정점에 있다. 최위원장은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주간조선> 편집장 출신인 신재민 문화부 2차관은 비서실 정무1팀장으로 활동했다.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과 김현일 감사, 구본홍 YTN 사장도 자문위원을 지냈다.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 임은순 신문유통원 원장, 최규철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등도 인수위 출신이다.

원로급 인사들도 역할을 맡고 있다. 숙명여대 총장에서 물러난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대한적십자사 자문기구인 미래전략특위 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외교·통일·안보분과위 자문위원이었다.

정책자문위 위원이던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은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으로 있으며, 김주훈 전 조선대 총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의근 전 경북지사는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으로 있다. 또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과 이성림 한국예총 회장은 통일고문회의 고문을 맡고 있다. 취임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으로 있다.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상당수 인사들이 국회와 여당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외교·통일·안보분과위 간사였던 박진 의원이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비서실장이던 임태희 의원이 정책위 의장,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 경제2분과위원회 간사를 지낸 최경환 의원이 수석정책조정위원장으로 활약 중이다.

18대 국회에 새롭게 진출한 초선 의원도 여럿 있다. 비서실에서 근무한 조해진 부대변인과 권택기 정무2팀장, 행정실 백성운 실장, 대변인실 강승규 부대변인 등 이대통령을 서울시장 시절부터 보좌했던 안국포럼 출신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김효재 기획조정분과위 자문위원과 진성호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전문위원 등 언론인 출신도 ‘금배지’를 달았다. 두 의원 모두 조선일보에서 일했다. 이외에 검사 출신인 박준선 법무행정분과위 자문위원과 인천대 교수인 조전혁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자문위원도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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