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결집 나쁠 것 없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09.03.03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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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 인터뷰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 신뢰가 중요”

ⓒ시사저널 유장훈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친박계를 대표하는 허태열 최고위원은 “집권 상반기만큼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라고 밝혔다. 허최고위원은 계파 갈등에 따른 결별 가능성에 대해 “꿈에서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친박계의 독자적인 모임과 제 목소리 내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친박 모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러내놓고 하는 것은 국정 운영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친박계는 결속력이 강하다. 몇 달 동안 안 만나더라도 지향하는 지점이 같다. 구태여 계파 싸움을 하는 듯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을 앞두고 친이계가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어떻게 보는가?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필하고 싶다는데 나쁠 것이 뭐가 있겠나. 모여서 돕자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현실적으로 잘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결속해서 한나라당의 성공을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친이계 내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모든 구성원들을 공통분모로 묶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화학적인 융합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1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출범 초기 인사 실패와 쇠고기 파동이라는 복병을 만나 추진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여기에 난데없이 미국발 금융 위기까지 맞으면서 안타까운 1년을 보냈다. 하지만 국가적 위기에서 여러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 집권 2년차를 잘 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야당과 입법 전쟁을 펼치고 있다. 2월 국회에서도 당 지도부는 강행 의지가 강해 보인다.

무기력한 초식 공룡 정당이라는 비판을 더 이상 들어서는 안 된다. 금산분리 완화나 산업은행 민영화 등은 강행해도 국민이 납득하리라고 본다. 미디어법은 논의를 하면 된다. 국회 틀 안에서 논의를 해야지 그렇지 않는다면 국회의 직무 유기이고 권한 포기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그동안 모든 법안이나 의안과 관련해 우리가 반대해서 당론이 바뀐 적이 없다. 박 전 대표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정부를 지지하고, 최소한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말을 할 경우는 문제가 있다는 우정 어린 충고이다. 찬양가를 부르는 것만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민심과 동떨어져 다른 길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계파 갈등이 고조될 경우 서로 결별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있다.

꿈에서도 염두에 둔 적이 없다. 박 전 대표에게 한나라당은 의미가 크다. 천막당사에서 그 어려움을 겪으면서 집권당으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당을 나가거나 쪼갤 수가 있겠나.

이대통령이 친박계 인사를 중용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각에 한두 사람 들어간다고 관계가 복원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대통령과 박 전 대표 두 분 사이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신뢰가 쌓이고 마음이 합쳐지면 언제라도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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