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살며 도시인처럼 일하라”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3.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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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진안군 귀농지원센터 사무국장 인터뷰

귀농을 위해 전북 진안군 귀농지원센터를 방문해본 사람들은 최태영 사무국장의 배려와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최사무국장 역시 진안으로 귀촌한 사람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은행에서 근무하던 그는 진안의 마을 만들기 사업과 자신의 생각이 일치해 진안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았다.

진안의 귀농은 그 개념이 조금 독특해 보인다.

시골에 와서 농사를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에서 잘하던 일을 여기서도 하라는 얘기이다. 이대로 가면 군은 다 없어지고 시만 남을 것이다. 지역의 자립 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해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지역공동체에 녹아들면 된다.

도시의 인재를 영입한다는 개념인가?

이전 정권에서도 농촌에 많은 것을 지원했다. 하지만 시설만 지어놓고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디어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정보화마을이라고 만들어봐야 컴퓨터를 못하니까 텅텅 빈다. 그런 식의 정부 보조는 헛물이다. 결국, 운영할 브레인이 도시에서 와야 한다.

진안에 정착한 사람들 중에서도 적응에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 사람들과의 융화이다. 여기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항상 방이 없을 정도로 바빠 마을 사람들과 터놓고 지내지 못했다. 결국, 갈등이 일어나 불과 1년 만에 잘되는 펜션을 남겨두고 도시로 돌아간다고 했다.

외지에서 들어온 귀농인에게 지역민들도 경계심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기존의 다수가 주장하면 그것이 옳은 것처럼 여겨져왔다. 지역민들 역시 이런 고정 관념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면 마을의 발전이 더딜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도시 영세민들의 귀농이 늘어난다는 분석이 있다.

도시 영세민 중에 쉽게 생각하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었다. 시골에 오면 공짜도 많고 보조금도 나오고…. 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진안은 돈덩어리를 주지 않는다. 대신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귀농을 희망하는 문의가 많은 것 같다.

전화가 와서 어떤 지원책이 있는지 묻는 사람도 많다. 막상 듣다가 도와주는 것도 없지 않느냐며 끊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고기를 잡아 주지 않는다. 대신 잡는 법을 알려줄 뿐이다. 고기 잡는 것조차도 귀찮아하는 사람은 농촌에 오면 안 된다.

열정은 있지만 여유가 없는 영세민들의 귀농을 위한 대책은 없나?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창업지원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시골에서 농사만 지을 수 있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대장간도 필요하고 방앗간도 필요하다. 그것을 채워 넣기 위한 작업이 있어야 된다. 시골에서도 농사 이외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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