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에도 굽히지 않는 ‘대가’의 꿈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09.03.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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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링컨센터 챔버뮤직스쿨 과정에 합격한 인천예고 박선민군

 올해 인천예고에 들어간 박선민군(15)은 인천 시내에서 큰 자랑거리가 되었다. LG그룹에서 후원하는 저소득층 음악 영재를 위한 ‘LG 링컨센터 챔버뮤직스쿨’ 과정에 합격해 앞으로 2년 동안 매주 국내외 유명 음악가들로부터 직접 실기 지도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줄곧 내신 1등급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서 중3 때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일반계 고교에 가라”라는 권유를 받았다. 어머니 민경숙씨(53) 역시 “음악가가 되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음악은 교회에서 반주를 하는 데 만족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라”라며 박군의 예고 진학을 반대했다. 그러나 박군은 꿈을 꺾지 않았다. 중학교 졸업 앨범에 장래 희망을 ‘첼리스트’라고 적어놓았듯이 음악 대가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어머니 민씨가 아들에게 꿈을 접으라고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음악 교육을 뒷받침할 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사업이 여의치 않아 4년 전부터 가세가 기울었고, 민씨는 석 달 전부터 조그만 회사의 경리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박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음악에 취미를 붙여 청소년 교향악단에서 첼로의 활을 잡았고 중학교 시절 내내 음악 활동을 했지만, 유명한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학과 성적은 물론 음악 활동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미청소년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엘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했고, 이번 LG 링컨센터 챔버뮤직스쿨의 첼로 과정에서는 첼로 부문 수석으로 합격했다. 덕분에 입학식에서 첼로 연주를 선보이는 기회를 잡았다.

 박군에게 학업과 음악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어머니 민씨는 “아들이, 자기가 좋아하니까 힘들어도 하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음악 교육을 안 시키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한다. 민씨가 이번 챔버뮤직스쿨의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려워도 길이 열린다”라며 좋아하자, 박군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눈을 반짝였다고 한다. 박군은 첼리스트 요요마가 선망의 대상이라며 요즘 열심히 연습하는 곡은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악장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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