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 ‘가격 역주행’ 후끈
  • 심정택 (자동차산업 전문가) ()
  • 승인 2009.03.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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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삼성·쌍용, 가격 할인에 무이자 할부까지…수입차는 더 파격적 조건 내세워

▲ GM대우차는 토스카 프리미엄 등을 3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로 팔고 있다. 위는 판매 전시장의 라세티 프리미어. ⓒ시사저널 박은숙

국내 자동차 업계가 최근 새 차량을 사는 고객들에게 가격 할인 폭을 늘리거나, 금융 부담을 덜어주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차가 일부 모델의 가격 할인을 확대하고, 현대차는 몇몇 차종에 한해 할부 금리를 낮추었다. 르노삼성차도 가격 할인율을 높이고, 쌍용자동차는 선수금 없이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을 확대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르노삼성차는 3∼36개월간 할부로 살 때 적용되는 금리를 기존  연 7.9%에서 6.9%로, 37∼72개월 할부 금리도 연 9.9%에서 8.5%로 내렸다. 쌍용차의 경우는 선수율 제한 없이 36개월 동안 3.9%의 저리로 차 값을 내다가 3년 후에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내거나 할부로 계속 납부할지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지난 2월의 판매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되 일부 차종의 할부 금리를 내렸다. 아반테·i30·i30cw 등 준중형차의 선택 조건인 저금리 혜택이 연 7.5%에서 7.0%로 낮아졌다. 이 세 차종의 구매 고객은 30만원 할인과 7.0% 할부 금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쏘나타 구매 고객은 기존 80만원 현금 할인 또는 연 6.0%의 금리에서 100만원 할인 또는 연 5.0%의 금리 중에 고를 수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2월부터 ‘마이웨이 할부’를 실시해 고객이 형편에 따라 최대 12개월을 선택하면 이자 없이 원금을 나누어 낼 수 있다. 선수금을 낄 경우 최대 3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데, SM7의 경우 선수금 3백만원을 내면 나머지는 36개월 동안 갚아나갈 수 있다.

 쌍용차도 무이자 할부에 가세했다. 쌍용차는 3월 출고 차량에 대해 렉스턴·액티언 등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차 값의 15%를 선수금으로 낼 경우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GM대우차는 토스카 프리미엄·원스톰·윈스톰 맥스 등 3개 차종에 한해 무이자 할부를 실시해 최장 36개월까지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금 할인 폭도 커졌다. GM대우는 마티즈의 경우 30만원, 토스카 프리미엄은 60만원, 원스톰 맥스는 1백60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 다만, 젠트라와 라세티의 신차 할인액은 20만원 정도 줄어 각각 10만원과 20만원을 할인받는다. 르노삼성차는 유류비 지원 명목으로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지원한다. SM7의 경우 정상 할부로 구입할 경우 유류비 1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 차량의 가격으로 업그레이드 사양을 제공하거나 다자녀 가구에 추가 현금 할인 등의 명목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업체 간 판촉전도 치열하다. 르노삼성차는 기존 가격으로 업그레이드 차량을 제공한다. SM5 ‘SE 플러스’에 편의 사양을 추가한  ‘SE 블랙’을 동일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SM5 LE 가격으로 29만원 비싼 SM5 LE 익스클루시브(Exclusive)를 살 수 있다.

GM대우의 경우 3월 들어 다자녀 가구와 신혼 부부, 신규 취업자와 창업자 등이 차를 살 때 가격을 깎아주는 ‘희망 프로젝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같은 값으로 업그레이드된 사양도 살 수 있어

▲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자동차 업계들이 할인·할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현대차도 올 들어 출산한 고객이나 다자녀 고객을 대상으로 10만∼3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서 지인의 추천을 받은 고객에게 10만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두 세대가 현대차를 구매할 경우 신차 구매 고객에게 1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아차는 3월 중에 로체·오피러스·카렌스 등 LPI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30만원을 추가로 할인하는 ‘그린 패밀리’ 행사를 실시한다.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좀더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2월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3천6백63대로 지난해 2월보다 19.9% 줄어들며 위기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전반적 부진에도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에 따라 판촉에 열을 올리는 브랜드도 있다. 한국도요타 자동차는 렉서스 IS250과 ES350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지난 3월13일 밝혔다.

도요타는 3월 중 ‘도요타  파이낸셜 서비스코리아’를 통해 렉서스 IS250을 사는 고객에게 등록세(5%)와 공채 매입 비용을 지원한다. 현금으로 구입하는 고객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특별 혜택을 준다.

도요타는 또 이 기간 중 렉서스 ES350을 사는 모든 고객에게 DMB 시스템을 무상으로 장착해주며, 렉서스를 재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차종별로 최대 3백만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3월 말까지 대표 모델인 300C 2.7의 값을 무려 20%(9백12만원)나 할인해 판다. 3천6백48만원을 주면 살 수 있다. 고성능 버전인 ‘300C SRT’(정가 8천8백40만원)는 1천만 원을 낮추었다. GM코리아는 캐딜락 CTS 3.6 및 STS 3.6 모델과 사브 9-3 Vector 및 9-3 TiD 모델을 구입하면 각종 혜택을 준다. 모델별로 등록세와 취득세를 지원하거나 최첨단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달아준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2백대 한정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을 구입하면 5개월 동안 무료로 탈 수 있게 했다. 차량 가격의 30%를 선수금으로 납부하고 36개월인 월 리스료 중 최초 5개월간 돈을 받지 않는다. BMW코리아는 고급 세단인 BMW 뉴7 시리즈를 사면 매월 납부하는 부담금을 낮추면서 운용 리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E-Class 모든 모델과 S320 Cdi에 각각 24개월에서 3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월에 중형 세단 E클래스를 구입할 경우, 최고 8백만원의 현금 할인과 엔진오일·벨트·브레이크패드 등 18가지 소모성 부품의 평생 지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는 전년에 비해 70~80% 수준의 판매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 차량 대금 결제를 유로화가 아닌 원화로 하고 있는 것도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벤츠 등 유럽 업체와 달리 일본차들은 엔고로 인한 환차손 및 누적 손실에 따라 본사에서 공급 물량을 줄였고,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혼다 등 일본차 고객들 중 상당수가 유럽 동급 브랜드 및 차상위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아우디코리아는 뉴 A3와 뉴 A3 다이내믹, A6 3.2 FSI 콰트로 모델에 한해 12~15개월의 무이자 금융 리스 또는 36개월 스페셜 운용 리스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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