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버티기, 이번에도 통할까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9.03.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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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김성훈 대표의 거취

▲ 고 장자연씨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회사 전경(하늘색 지붕). ⓒ시사저널 임준선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김성훈 대표는 입을 열 것인가.

고 장자연씨가 쓴 문건에 따르면 그는 장씨에게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한 인물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이들은 김씨가 충분히 그렇게 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과거부터 ‘접대’를 잘하기로 유명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등으로 거액을 번 그는 삼성동에 있는 사옥 3층에 침실과 욕실이 딸린 방을 마련해놓고 접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때 “변호사를 선임했다. 귀국해 결백을 밝히겠다”라고 밝혔으나 실제 귀국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금 상태로 보면 2002년처럼 당분간 귀국하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2002년에 정·재계 성상납 의혹 사건 당시에도 수사선상에 올랐던 그는 해외에 머무르며 시간을 끄는 수법으로 결국, 사법처리를 피했던 전력이 있다. 당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외압설’이 무성했다. 김씨 주변에는 늘 재계나 방송계 인사뿐 아니라 권력 실세들이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배경이 당시 검찰 수사를 피해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나 하는 추측이 나왔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지난 3월18일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그가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귀국을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남자 모델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는데 고소당한 지 한 달쯤 뒤인 지난해 12월 일본으로 가 지금까지 머무르고 있다. ‘마약 관련설’도 돌아 관계 당국이 관심을 갖고 있다. 연예계 주변에서는 문건 폭로를 주도한 호야엔터테인먼트 유장호 대표가 구속된 뒤에야 귀국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유력하다.

그가 입을 열면 세상이 시끄러워질 것 같다. 이 때문에 그와 관계를 맺었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그의 귀국을 막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표 또한 물밑에서 자신의 운명과 관련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2002년과 다르다. 사건의 파장이 이미 사회적으로 커질 만큼 커졌다. 무언가 결말을 짓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죽을 수밖에 없고 김대표는 앞줄에 서 있다. 그가 버티는 쪽을 택했다고 판단되면서 그를 귀국시키려는 수사 당국의 압박 작전 또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번에도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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