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누가 살릴까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4.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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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판세 점검 ⑤ - 부평 을 / 여·야 ‘지역경제’에 초점

▲ 인천 부평을 지역구에서 가장 큰 공장인 GM대우의 곤로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수도권에서는 인천 부평 을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4·29 재선거가 열린다. 전통적으로 수도권은 격전지이며 여론을 읽는 가늠자로 해석된다. 따라서 부평의 패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 쪽에도 속 쓰린 결과이다. 일단 양당은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에 전략 공천 카드를 꺼내들었다. 감춘 채 만지작거리던 패를 먼저 공개한 쪽은 한나라당이다.

부평 을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GM대우의 회생이다. 한나라당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해결사로 내세워 전략 공천했다.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막판에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보수 언론 편집장 출신을 후보로 내세웠을 경우 나오게 될 정치 공세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나라당은 ‘지역 경제 해결’을 핵심으로 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 전 차관 역시 “GM대우를 회생시키려면 약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지역에는 여당인 한나라당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차관 공천 후 안팎에서 논란

다른 정당의 예비후보들은 “이 전 차관은 회생 전문가가 아니라 구조조정 전문가이다”라며 한나라당의 낙하산 공천을 비난했다. 이후보는 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1월 GM대우 부평공장의 가동 중단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나 개입은 무리가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 이들은 한나라당의 다른 예비후보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부평 토박이인 천명수 인천시 전 정무부시장은 “부평에 연고가 전혀 없는 이 전 차관을 내려보낸 것은 지역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두 명 정도의 다른 한나라당 예비후보들도 무소속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럴 경우 천 전 부시장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논의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략 공천 대상자를 고심하던 민주당도 결국, ‘경제’ 프레임을 선택했다. 외부 인사 영입이 난항을 겪던 민주당은 공천 신청을 냈던 홍미영 전 의원과 홍영표 전 재경부 FTA 국내대책본부장 중 홍영표 본부장을 공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에 맞서기 위한 경제 전문가이고 18대 총선에서 석패해 인지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홍후보는 한나라당의 구본철 전 의원에게 5% 차이로 졌다. 홍후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고 하는 GM대우 가족들의 가슴 절절한 희망을 합쳐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제야 후보의 윤곽이 결정 난 부평 을은 변수가 많다. 우선 유권자들이 GM 대우의 회생을 위해서 말 바꾸기를 한 여당 후보를 찍을지가 관건이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홍후보의 규탄 투쟁에 나선다는 발표도 있었다. 홍미영 전 의원을 지지했던 여성 단체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홍후보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투표할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민주노동당 지지도가 10% 이상 유지되는 ‘노동자들의 지역’인 만큼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가 얻을 득표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홍후보의 득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평 을의 총 유권자는 2008년 11월을 기준으로 21만3천1백99명이다. 각 선거 캠프에서는 일반적인 재선거 투표율인 20%보다는 조금 높은 25% 정도의 투표율을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40% 정도를 득표하면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대략 2만1천여 표를 얻으면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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