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대회 유치…지자체는 스포츠가 좋아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4.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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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2020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대한축구협회가 2018~22년 월드컵을 단독으로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유치 신청을 했다. 재도전에서도 탈락한 평창은 삼수에 도전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부산도 나섰다. 2020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4월8일 ‘2020년 하계올림픽 부산 유치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만약 결과가 좋다면 모든 빅 이벤트를 우리 땅에서 관람하게 생겼다.

유치 계획의 속사정은 알 길이 없다. 정치적 수사일 수도 있고, 정말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제적인 홍보를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다만, 각 지자체들은 이제 피 터지는 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나마 국제전이면 다행이다. 국내에서도 ‘네가 양보하라’며 서로가 서로를 압박할 태세이다.

한 손에 모든 떡을 쥘 수 없다. 쥐고 싶어도 안 준다. 빅 이벤트를 국제 사회가 우리에게 몰아줄 리도 만무하다. 이미 한국은 국제 스포츠계에서 “모든 대회를 서로 유치하려고 하는 욕심쟁이”로 인식되고 있다. 지자체들도 안다. 아마도 가장 먼저 유치 경쟁에 발을 내민 평창의 심정은 이럴 것 같다. 삼수에 도전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물밑 작업을 하던 부산도 밉고, 조중연 체제가 들어선 축구협회가 내지른 첫마디가 월드컵 유치 계획이었으니 그것도 분명히 ‘내부의 적’이 더 미웠을 것이다.

혹시 교통 정리를 바라는 지자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부가 나설 리 없다. 정치인들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이런 문제를 다룰 때 그저 ‘관망’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결국, 당사자들끼리 토닥거리며 싸우거나 쿨하게 해결해야 한다. 물론 세 개의 대회를 모두 유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드라마틱하게 남북 통일을 이루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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