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이단들의 반격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9.05.12 17: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학자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납치된 교황 후보들

▲ 감독: 론 하워드 / 주연: 톰 행크스, 이완 맥그리거

종교가 과학과 대립하는 이유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경외하지 않고 하나하나 따지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바다로 해가 지면 우리는 해가 물속에 잠긴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곧 저녁이 오고 내일 아침이면 해는 다시 뜰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천동설을 주장한 가톨릭은 우주의 중심이 지구이니 당연히 해와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코페르니쿠스가 나타나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고 말한다. 신성 모독이다. 사람이 사는 지구가 어찌 미물인 태양을 돌 것인가. 그 후 100년이 지나자 이번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라는 자가 나타나 같은 말을 하며 돌아다녔다. 교회는 그에게 경고를 보냈고, 그는 죽음을 피해 입을 닫았다.
교황청이 얼마나 많은 과학자를 탄압했는지는 알 수 없다. 왕권보다 더한 권력을 누린 가톨릭에게 과학은 필요 없는 학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죽임을 당할 수도 있으리라는 유추는 가능하다. 교회가 과학에게 붉은 카드를 내밀자 과학자들은 ‘일루미나트’라는 비밀 결사를 조직하고 지하로 숨어든다. 분명한 사실을 말하는데 신을 내세우며 부정하는 교황에 대한 분노는 5백년 동안 잠에 빠져든다.

하버드 대학에서 기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분)에게 교황청에서 전화를 걸어온다. 교황이 죽어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치러지는 그곳에서 로버트는 일루미나트 문장(紋章)을 본다.

4명의 교황 후보가 납치되고 교황청을 날려버릴 만한 폭발력을 지닌 반물질이 도난당한다. 5세기 동안 숨죽여 살았던 일루미나트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들은 한 시간에 한 명씩 교황 후보를 죽여나갈 것이라고 통보한다.

한 시간마다 교황 후보가 죽는다

로버트는 암호를 풀 듯 범인의 살인 현장을 쫓는데 화두는 바로 4대 원소 물·불·흙·공기이다. 이 원소들과 관련된 곳에서 교황 후보의 죽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톨릭의 탄압에 대해 와신상담하던 일루미나트들의 복수가 너무 과장되어 있다. <다빈치 코드>의 흥행 여세를 몰아볼 심산으로 기독교 다음에 이번에는 가톨릭을 건드렸는데, 소설가 댄 브라운은 여호와나 예수와 무슨 유감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믿거나 말거나 수준도 아니니 가학적 추리 영화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 볼만한 영화. 5월14일 개봉.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