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시대를 앞서 간 경제 전문가였다”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9.05.19 17: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뉴스9> 데스크 장한식 기자

ⓒ시사저널 유장훈

이순신은 대체로 ‘전투에 능한 명장’이나 ‘문무를 겸비한 위대한 인격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순신을 경제 전문가로 분석한 <이순신 수국(水國) 프로젝트, 경제를 일으켜 조선을 구하다>가 출판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이순신이 싸운 한산도 앞바다가 바라다보이는 경남 통영시 해변 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자란 KBS 장한식 기자이다. 그는 지금 <뉴스9> 데스크를 맡고 있다.

장기자는 지난 2000년부터 이순신과 관련된 메모를 시작했고, 2006년 4월 베이징 특파원을 마치고 귀국한 후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나왔던 이순신 관련 연구서가 개인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순신 담론은 개인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당시 동아시아 3국이었던 조선과 명나라, 일본 등의 긴박했던 정치·경제 질서 속에서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장기자는 이순신이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을 ‘경제를 이해하는 능력’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순신의 지혜와 땀으로 이룩했던 ‘해상의 자급자족 경제 체제’에 주목했다. 이순신의 해상 기지가 반(半) 독립적으로 운용되었다는 점에서 가히 ‘나라(국國)에 비견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에 ‘수국(水國)’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장기자는 이순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관련해서도, 그동안의 ‘전사(戰死)설’ ‘자살설’ ‘은둔설’과 다른 조선 조정의 지시에 따른 암살이나 저격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순신이 삼도수군의 충성뿐 아니라 해변 마을 백성과 지식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던 와중에 명나라 수군도독(水軍都督)에 오른 것이 조정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 조정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것이 장기자의 주장이다. 그 근거로 이순신 최후의 순간에 등장해 출세 가도를 달렸던 의문의 인물 ‘손문욱’을 주목했다. 이순신 사망 현장에 출현했던 손문욱에 의해 이순신이 암살되거나 저격당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이순신 죽음과 관련된 역사 기록에는 ‘문득 날아든 탄환에 맞았다’ ‘적의 탄환에 가슴을 맞았다’라고만 나와 있다. 하지만 누가 쏜 탄환에 맞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위험한 가설이기는 하지만 암살설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