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충돌’ 예상 시나리오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09.06.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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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간의 끝없는 긴장 대치 국면이 상당히 장기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은 국내의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런 긴장 상태를 자체 시나리오에 따라 계속 더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공언한 ‘남북 충돌’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 준전시 상태 선포 

북한은 이미 1993년 핵 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적이 있다. 당시는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정식으로 완전 승계하기 직전이었다. 이후 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당시 김정일의 카드로 보였던 준전시 상태 선포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김정일의 절대 권력 통치 체제를 공고히 하는 내부 결속 효과가 있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 서해 충돌 및 국지 도발 

가장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남북 충돌 가능성은 서해상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이북 해역에서 자체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는 명분을 빌미삼아 실질적인 남한 영토인 서해 5도와 인근 해역의 한국 함정 및 민간 선박의 운행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군은 북한이 우리 함정을 향해 해안포와 미사일을 발사하면 최첨단 공군 전투기 F-15K와 한국형 구축함을 곧바로 출격시키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ICBM 발사를 전후로 국제적인 시선을 끌기 위해 MDL(군사분계선), JSA(공동경비구역), 남북관리구역 등에서 국지적으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6월1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북한 지도부는 정권 세습 이전에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 짧은 시간에 긴장을 극도로 격화시키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앞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에는 통제 불능의 위기가 잇따르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 대 테러

송영선 친박연대 의원은 “김정일은 내부 저항을 없애기 위해 공포 정치를 하고, 동시에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어떤 ‘쇼’를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군사적 충돌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민간인 희생을 야기할 수 있는 테러를 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이 현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세습에 따른 내부 불만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식적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최근 YTN과의 인터뷰에서 “후계 시기에는 과잉 충성이 나타난다. 과잉 충성 때문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들이 실제 자꾸 만들어지는 측면도 있다. 특히 지금은 (김정운이) 젊은 혈기이기 때문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측면도 있다. 김정일 후계 시기(1980년대) 때 아웅산 사건이나 KAL기 폭파 사건이 있지 않았나. 대단히 위험한 시기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 심리적 불안 조성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북한은 남한 사회를 극도의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서 중거리 미사일을 서해나 동해상에 떨어뜨리지 않고 남해상에 떨어뜨리는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지난 4월 동쪽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지났을 때 정작 한국은 평온했지만 일본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만약 우리 머리 위로 미사일이 지나간다고 상상해보라. 대한민국의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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