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빙 둘러 걷는 즐거움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9.07.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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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옆에 끼고 에둘러 걷는 '지리산 둘레길'에 긴 호흡의 걷기 여행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모양이다. 산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지리산의 장엄한 능선을 눈높이로 바라보며 마을길, 숲길, 논둑길, 오솔길, 강변길을 걷는 '산책'이니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잇는 여행이 될 것 같다.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지리산을 빙 둘러 총 3백여 km의 길을 하나로 잇는 지리산 둘레길. 조금은 더디게 열리고 있지만 길 위에 펼쳐진 모든 것을 보듬고 에둘러 가는 지리산 둘레길은 길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길이다. 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아니니 정상 정복의 길은 더더욱 아니다. 효율을 앞세워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기 위한 길이 아니라 오로지 걷는 기쁨, 걸음으로서 축복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길을 내는 데 앞장서고 있는 도법 스님은 "속도의 문화를 느림과 성찰의 문화로, 수직의 문화를 수평의 문화로 되돌리자는 소망이 이 길에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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