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은 적고 ‘웃음’은 많고
  • 이재현 (yjh9208@korea.com)
  • 승인 2009.07.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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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 멧돼지 CG는 그저 그런 편…공포에 잔재미 버무려내

▲ 감독: 신정원 / 주연: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해마다 여름이면 극장가에 단골로 내걸리는 영화가 있다. 바로 괴물 같은 짐승(괴수)을 소재로 한 영화가 그것이다. 그중의 대표가 백상아리가 나오는 <죠스>이다. 평화로운 해수욕장에 끔찍한 상어가 나타나 피서객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이른바 상어 전문가가 등장해 사투를 벌이는 이 영화는 이제 전설로 남았다. 그 후에도 괴수는 아나콘다나 악어로 변신하면서 여름을 서늘하게 해 주었다. 한국에서 괴수를 소재로 한 영화는 드물다. <용가리> <불가사리> <디워> <괴물> 정도가 꼽힐 뿐이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이다. 게다가 아시아에서는 괴수로 꼽을 만한 짐승도 없어 외면받지 않았나 싶다. 그러던 차에 멧돼지가 주인공을 차지했다.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멧돼지는 의외로 강력했고 사람들을 위협했다. 바비큐로나 만나던 짐승이 뒷산에서 아파트로 내려와 저돌적으로 달려드니 이를 좀더 침소봉대하면 영화 소재가 될 법도 했다.

영화 <차우>에서 차우는 ‘짐승을 꾀어서 잡는 틀’을 뜻하는 방언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CHAW로 ‘잘근잘근 씹다’라는 뜻의 사투리라고 하니, 제목이 궁금한 관객들이라면 좀 어이가 없다. 제목 설정에 그렇게 공을 들이나. 너무 평화로워서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된 심심산골 삼매리에서 어느 날 토막 시체가 발견된다. 이장은 마을 경제를 살려보려고 주말농장 사업을 벌이려던 판국이다. 서울에서 삼매리 파출소로 좌천된 김순경(엄태웅 분)은 본서에서 나온 팀과 수사에 들어간다.

심심산골에서 발견된 토막 시체

하지만 검시를 한 결과는 사람의 소행이 아니라고 나온다. 시체가 손녀라는 것을 확인한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은 치를 떤다. 이장은 첫 주말농장 사업이 정체불명의 짐승 출몰로 아수라장이 되자 전문 사냥꾼들을 불러 모은다. 개와 외국인 친구들까지 데리고 나타난 백만배(윤제문 분)는 산에 올라가 멧돼지를 잡아오고 마을에서는 파티가 벌어진다. 천일만은 백만배가 잡아온 멧돼지를 보고 놀란다. 뱃속에서 또 다른 토막 시체가 나온 것이다. 동물 생태 연구로 교수가 되고 싶은 변수련(정유미 분)까지 5명이 괴수를 잡기 위해 산으로 올라간다. <차우>는 돌연변이 멧돼지가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는 영화인데, 주연과 조연들의 개그가 너무 많이 나와 긴장하는 시간보다 웃는 시간이 더 많다. 신정원 감독이 연출했던 <시실리 2Km>처럼 공포 코믹으로 보기에는 돈 들여 만든 멧돼지 CG가 아깝다. 그러나 재미는 있으니 최소한 제작비는 건질 수 있을 듯하다. 상영 시간 1백20분. 7월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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