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다혜 남편 자살, 왜?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09.07.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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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김지선씨와 법적 분쟁 밝혀져

▲ 장씨의 회사가 입주해 있었던 서울 이태원동 ㄱ빌딩 모습. ⓒ시사저널 박은숙

탤런트 김다혜씨(사진)의 남편 장 아무개씨(33)가 자살하면서 연예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번개탄을 피운 채 숨져 있었고,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리는 과정에서 상당액의 채무와 함께 빚독촉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연예계는 ‘제2의 안재환 사건’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가운데 장씨가 자살 직전에 소속 연예인과 법적 분쟁을 겪었던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드러나 주목되고 있다. 또, 장씨가 지난 5월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사라진 직후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때문에 장씨가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3월7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소속 연예인이었던 개그우먼 김지선씨가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지난 2007년 1월~2008년 12월까지 2년여 동안 방송 출연료 등 1억4천4백여 만원을 횡령한 혐의이다. 당시 검찰은 서울 용산경찰서를 통해 이 사건을 지휘했고, 자살 두 달 전인 5월14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았다. 하지만 장씨는 이미 종적을 감춘 후였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장씨가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해서 그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차리면서 채무에 시달려

▲ 김다혜씨와 남편 장씨.

두 달 여 후인 지난 7월9일. 장씨는 경남 통영의 한 모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객실 외부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과 번개탄 3장을 피운 흔적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현장에서 수거한 노트북에는 아내에게 남긴 짤막한 유서 형식의 글도 발견되었다. 장씨는 자살 이틀 전인 7일 “돈을 받게 되면 집으로 들어가겠다” “잘 해결이 안 된다”라는 내용의 e메일을 아내에게 보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장씨는 통영에서 누군가를 만나 돈을 받으려다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결국, 자살을 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결국, 검찰은 최근 장씨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이 사건으로 부인 김다혜씨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7월11일 거행된 장씨의 발인식 때는 시종일관 오열을 쏟아내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김씨는 지난 2007년 5월26일 소속사 대표인 장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장씨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서 현재 외부와 일절 접촉하지 않고 있다.

고소 당사자인 김지선씨도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한때 한솥밥을 먹는 사이였다. 김씨를 영입하기 위해 장씨가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출연료 연체가 계속해서 쌓이면서 양측의 사이가 엇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3월 김씨는 장씨를 검찰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고소가 자살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겠지만, 자살로 몰고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한 측근은 “(지선이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동안 힘들어하다 겨우 진정하고 일을 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김씨와의 직접적인 전화 통화는 한사코 고사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 출연료를 정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법적 조치를 취했다. (장씨는) 여러 가지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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